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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3전4기, 증시 이번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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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종합주가지수가 올 들어 거침없이 올라 '지수 1000시대 재개막'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지난 18일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984.1포인트를 기록해 1000을 불과 16포인트(1.62%) 남겨두고 있다. 이제껏 종합지수는 세 차례 1000선을 넘었던 적이 있지만, 이를 지켜내지 못하고 이내 되밀리곤 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3전4기' 끝에 지수가 네자릿수에 안착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우세한 낙관론="지수 1000시대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낙관론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증시의 수급여건이 좋다. 지난해 4분기 잠시 한국 증시를 등졌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다시 돌아와 올 들어 1조6000억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종합지수가 1000에 다가서는 점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 갈수록 매수 강도를 높여 나가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복귀도 활발하다. 과거와 달리 이들은 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을 통해 주식에 장기 투자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적립식 펀드 잔액은 지난해 말 2조원에 달한 가운데 올 들어서도 월 2000억~3000억원씩 신규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경기바닥론도 주가 상승을 재촉하고 있다. 경기의 본격 회복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란 게 경제연구기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지만, 증시에선 그 시점이 올 하반기께로 앞당겨질 것이란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분위기로는 2월 중 지수 1000포인트 돌파를 기대해볼 만하다"며 "지수는 2분기에도 상승 흐름을 지속해 115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모건스탠리증권의 박천웅 상무는 "한국 증시의 재평가가 이미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3년 안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는 것)이 거의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주가가 경제의 기초여건에 비해 단기간에 너무 빨리 오른 것이 부담이다. 씨티그룹증권의 유동원 상무는 "씨티의 분석모델상 한국 증시의 적정 지수 최고치는 974선에 불과하다"면서 "지금은 한국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설사 현재 경기가 바닥이라 하더라도 이미 주가에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도 "미수금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단기 과열 조짐이 보인다"며 "조정을 염두에 둔 느긋한 투자자세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수 1000에 연연하지 말라"=전문가들은 증시가 다시 지수 1000시대를 바라보고 있긴 하지만 지수에 연연하는 투자 방식은 버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 15년간 국내 증시는 지수 500~1000의 터널에 갇혀 있었지만 우량종목은 최고 10배 이상 오르는 등 지수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예컨대 대우증권이 거래소.코스닥의 20개 우량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한 대표기업지수(KLCI)는 2000년 초 종합주가지수와 비슷한 1000선에서 출발했지만 현재 1500선에 도달했다.

LG투자증권 투자분석팀 강현철 과장은 "우량종목만을 갖고 따지면 체감지수는 오래전에 2000~3000시대를 달리고 있다"며 "지수에 흔들리지 말고 우량종목 위주로 장기 투자하겠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표재용.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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