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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황우석 교수 같은 생명공학자 될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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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황우석 교수님 같은 세계적인 학자가 되고 싶어요."

유망 과학도를 발굴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주최하고 중앙일보.교육인적자원부가 후원하는 '제11회 휴먼테크 논문대상'에서 전남과학고 2학년 박청하(17(左)).민수빈(17)양이 금상을 받았다.

이들의 연구 주제는 흙 속의 곰팡이를 이용해 배 '흑성병'을 막는 미생물 농약을 만드는 것. 흑성병은 과실.줄기.잎 등에 검은 별 무늬가 생기면서 과수의 정상적 성장을 방해하는 병해다. 두 사람은 학교 주변의 과수원에서 이 병이 농민들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 2003년 5월 생물담당 배훤희(45) 교사의 지도 아래 연구를 시작했다. 흙 속에 사는 72종류의 곰팡이를 분리해 일일이 효과를 실험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는 끈기와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했다.

"수업을 마친 뒤 하루 평균 4시간씩 실험에 매달렸어요. 휴일에는 하루종일 연구실에서 지내다시피 했지요."

이렇게 개발한 미생물 농약은 방제 효과가 화약농약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다른 동물이나 식물에는 무해한 게 특징이라고 한다. 이들은 연구 결과를 실제 제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현재 특허를 출원해놓은 상태다.

이들은 "최근 황우석 교수 같은 스타급 연구자가 나타나면서 학생들 사이에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과학고의 분위기를 전했다. 박양은 고교를 조기 졸업한 뒤 올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물전공 과정에 진학할 예정이며, 민양도 내년 학교를 마친 뒤 생명공학 분야 진학을 검토하고 있다.

대학원생.대학생.고교생 등이 낸 과학기술 논문 중 휴먼테크 논문대상은 올해 금상 8편을 비롯한 110편에 주어졌다. 시상식은 18일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빌딩에서 열렸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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