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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첫 'KT배 왕위전' 21일 대장정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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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 국내 첫 오픈대회인 KT왕위전 출전권을 놓고 온라인에서 250여명의 아마추어 강자가 격전을 벌이고 있다.

KT배 왕위전이 프로기사 201명이 참가한 가운데 21일 한국기원에서 개막된다. 1966년 시작돼 벌써 39기가 된 전통의 왕위전이 올해부터 'KT배 왕위전'으로 이름을 바꿔 첫 대회를 여는 것이다.

KT배 왕위전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세가지를 바꿨다. 하나는 '아마추어의 참가'다. 둘째는 본선리그 대신 토너먼트로 바꿨다(기존의 단위 우대제 폐지). 마지막 하나는 대국료 대신 상금제 개념을 도입한 것. 매판 대국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가 얻은 등위에 따라 정해진 상금을 받는 것이다.

우승자의 경우 기존엔 5000만원의 상금과 1500만원의 대국료를 받았으나 이를 6500만원의 상금으로 통일하는 식이다.

이중 아마추어 오픈에서 진통이 있었다. 아마 강자들은 순수 아마추어가 아니라 대개 프로에 버금가는 실력을 지닌 세미프로나 프로 지망생이다. 이들이 프로대회에 나가면 어찌 될까 궁금해 하는 팬이 많다는 점을 감안, 국내 대회로는 처음으로 문호를 열었다. 대회를 좀 더 다양하고 재미있게 만들자는 취지다(세계대회에선 삼성화재배가 이미 아마에게 문호를 열고 있다).

KT배 왕위전은 일차 KT배 아마왕위전을 열고 이곳의 상위 입상자 4명에게 프로 왕위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4강에 올라 첫번째로 영광의 출전권을 획득한 아마기사는 서중휘(23), 송희재(14), 김남훈(21), 김수용(15) 등 4명.

2주 전부터 인터넷 바둑사이트 사이버오로(cyberoro)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진행돼 왔고 16강전부터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한국기원 인터넷 대국실에서 치러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소규모 '문호개방'에 대해 한국기원의 프로기사 5명은 프로기전이 아마추어에게 오픈되면 다른 기전도 도미노 현상을 일으켜 프로의 기득권이 훼손된다는 점을 들어 17일 기사총회를 소집, 대회 보이콧 안건을 제출했다. 이 안건은 물론 부결되긴 했지만 바둑계가 과도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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