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카드 춘추전국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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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그러나 시장은 기대만큼 크지 못했다. 큰 원인은 통신업계에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한 카드업계의 소극적인 자세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이 4000억원을 들여 하나카드 지분 49%를 인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회사가 하나SK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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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SK카드의 모바일카드 시장 진출은 경쟁사들에 자극이 됐다. 다른 카드사들도 앞다퉈 이통사와 제휴해 모바일카드 출시에 나섰다. 삼성카드와 우리카드는 이미 시장에 뛰어들었고 현대·롯데·외환·농협·KB국민은행은 진출을 서두른다. 현대카드처럼 모바일카드 출시에 앞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주요 고객 잡기에 나선 곳도 있다. 이 회사는 3월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결제·포인트·전자청구서 프로그램을 온라인 장터인 앱스토어에 올렸다.

주목할 것은 카드사가 이통사뿐 아니라 대형마트와의 제휴에도 공을 들이기 시작한 일이다. 삼성카드는 신세계 이마트와, 신한카드는 하나SK카드처럼 홈플러스와 제휴했다. 롯데카드는 롯데마트, 농협은 하나로마트와 손잡을 예정이다. KTB투자증권의 송재경 기업분석팀장은 모바일카드를 일컬어 “카드사와 대형유통망, 통신 네트워크와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한 지점에서 만나는 거대한 융합 비즈니스”라고 규정했다.

KT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이 회사는 2월 신한카드가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을 인수하기로 양해각서를 교환한 데 이어 비씨카드 지분 20% 인수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우리은행과 벌이고 있다.

특별취재팀=이원호·이나리·심재우·박혜민·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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