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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빅3 '영남 러브콜'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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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한나라당의 대선 예비주자 빅3다. 이들이 잇따라 영남을 방문한다. 한나라당의 안방 같은 이 지역의 민심을 다지기 위해서다. 지역구가 대구 달성군이고 영남의 지지층이 두터운 박 대표는 수성(守城),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이 시장(경북 포항 출신)과 손 지사(경기 시흥 출신)는 공략(攻略)의 모양새를 띠고 있다.

먼저 손학규 지사는 지난 12일 경남 고성에서 열린 고(故)제정구 의원의 6주기 추모식 참석차 영남을 방문했다. 그는 추모식에 이어 진주를 찾아가 한나라당 소속 최구식.김재경 의원을 만나 지역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손 지사는 13일 울산으로 이동, 정치적 스승인 최형우 전 의원을 만난 뒤 부산 시내 재래시장을 돌며 민심을 살폈다. 최 전 의원과 손 지사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에서 이른바 민주계로 같은 계파에 속했다. 손 지사는 YS의 발탁으로 1993년 보궐선거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그후 손 지사는 최 전 의원으로부터 "큰 뜻을 품지 않으면 정치를 하지 말라"는 정치 좌우명을 받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는 부산.경남 출신이 많은 과거 민주계 사람들과의 인연을 영남권 공략의 출발지로 삼은 듯하다. 박근혜 대표는 오는 18일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2주년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를 찾는다. 박 대표는 대구의 대학생취업센터와 노인 구직센터에 들러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민생 투어'도 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또 23일엔 달성군의 정월대보름 행사에 참석한 뒤 부산을 방문한다. 박 대표의 부산행은 지난해 4.15 총선 이후 처음이다. 박 대표는 부산대 경영대학원에서 특강을 하고, 부산시청에 들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상황을 보고받은 뒤 부산 선물거래소 통합거래소도 방문할 계획이다.

박 대표의 측근은 "한나라당이 전국정당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불가피한 행사를 제외하곤 영남권 방문을 자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영남보다는 호남과 충청지역을 둘러볼 계획"이라고 했다.

이명박 시장도 뒤질새라 영남을 방문키로 했다. MBC에서 방영 중인 '영웅시대'를 통해 전국적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대학의 특강요청이 잇따르는 이 시장은 일단 대구와 부산 지역 대학의 특강요청에 응하는 형식으로 영남을 찾기로 했다. 시기는 다음달 초라고 한다. 이 시장의 측근은 "이 시장이 수도권에선 박 대표보다 지지도가 높지만 고향인 영남에선 오히려 낮다"며 "지금은 서울시장 업무에 전념하기 위해 시간을 내기 어려우나 때가 되면 본격적으로 영남권 교두보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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