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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서부터 초등학생까지 ‘나눔’ 앞에선 한마음 … 10월 17일 대한민국이 행복해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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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위아자는 옴니버스 옴니아(Omnibus Omnia)다”=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최근까지 쓰던 테니스 라켓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이 라켓은 그립감(손으로 쥐는 느낌)이 좋아서 한 번에 2~3게임을 쳐도 힘이 안 들어 즐겨 썼다”며 “(경매에서 구입하는 분은) 이걸로 건강도 챙기시고, 스트레스도 날리시고, 나누는 기쁨도 함께 누리시라”고 말했다.

김윤옥 여사는 청와대를 방문하는 해외 귀빈들에게 차를 대접할 때 쓰는 다기(茶器) 세트 네 벌을 기증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방한한 캐나다 스티븐 하퍼 총리의 부인 로린 여사가 특별한 관심을 보이자 같은 세트를 여러 벌 준비해 놓았다고 한다. 다른 해외 정상 부인들을 대접할 때 쓰고 선물도 하기 위해서다. 이 다기는 비매품이다. 대통령의 상징인 봉황 문양과 함께 대통령 내외의 서명이 새겨져 있다. 김 여사는 “따뜻한 차를 나누는 다기들이 위아자 장터를 통해 우리 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멀리까지 전하는 데 쓰였으면 좋겠다”고 비서진에게 말했다. 특히 김 여사는 장터가 서울·부산·대전·전주에서 동시에 열리는 점을 감안, 다기 네 벌을 준비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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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정진석 추기경은 친필 서명한 저서 『햇빛 쏟아지는 언덕에서』와 추기경 문장이 새겨진 문진 2개를 기증했다. 정 추기경의 문장에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준다는 ‘옴니버스 옴니아(Omnibus Omnia)’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정 추기경은 “옴니버스 옴니아야말로 위아자 나눔장터의 취지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평소 사용하던 염주와 부처님 일대기를 다룬 책 『부처님의 생애』를 기증했다. 염주는 3년 전 조계종 중앙종회의장을 맡았을 때 한 스님에게서 받은 것이다. 자승 스님은 “총무원장이 된 후에도 늘 내가 ‘공심(公心)’을 되새길 수 있게 해준 물건”이라고 말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금강산 구룡 폭포를 그린 그림 한 점을 기증했다. 국회 산자위원장으로 있던 2004년 10월 북한을 방문했을 때 개성공단에서 구입한 작품이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취임식 때 선물받은 징을 내놓았다. 김 지사는 “민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받은 징인데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바람직한 교육인재상을 쓴 친필 액자를 보내왔다. 위아자 나눔장터를 6년간 후원해온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은 수공예도자기세트를 기증했다. 허 회장은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한 물품이지만, 서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8월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첫 세계 3위를 달성한 대표팀 선수들도 축구공·축구화·티셔츠 등을 위아자 나눔장터에 보내왔다. [연합뉴스]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3위를 차지한 여자국가대표축구팀 주장 김혜리(20·여주대)·지소연(19·한양여대) 등 4명도 나눔 봉사에 동참했다. 이들은 ‘2010 위아자 나눔장터’에 축구화·축구공·티셔츠 등을 기증했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지난 8월 하순 주장 김혜리는 한국 축구를 좋아한다는 김찬우(16·휘문고1)군으로부터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지구도 살리고, 생활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를 도울 수 있는 ‘위아자 나눔장터’에 축구공 등을 기증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김군은 중·고교 학생 12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 동아리 ‘둥우리’의 대표다. 김혜리는 찬우군과 e-메일을 수차례 주고 받은 뒤 지소연과 이를 의논했다. 지소연은 “좋은 일을 하며 살자”는 김 선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김혜리는 찬우군 가족에게 손으로 쓴 편지를 보내 기증의 뜻을 밝혔다. 그리고 축구화와 대회 3, 4위전에서 콜롬비아를 1-0으로 꺾은 날 입은 나이키 티셔츠를 내놓았다. 대회에서 실버슈(득점 2위)와 실버볼(최우수선수 2위)을 받은 지소연은 아디다스사에 특별히 부탁해 시중에선 보기 드문 축구공을 얻어 사인해 내놓았다. 김나래(20·여주대)와 이현영(19·여주대)도 경기 때 신었던 축구양말에 사인해 기증했다. 이 물품은 찬우군을 통해 중앙일보에 전달됐다. 김혜리는 “이런 좋은 행사는 앞으로도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부는 행복을 주는 습관”=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2006년부터 5년째 위아자 장터에 등산용품을 기증해 왔다. 올해는 지난 5월 히말라야 등반 때 입었던 등산 재킷과 가방을 내놨다. 엄 대장은 “ 위아자 장터에 기증하는 게 이젠 습관이 됐다”며 밝게 웃었다.

지난해 청바지를 기부했던 배우 전지현씨는 올해는 하얀색 가죽 재킷을 내놨다. 이준익 영화감독은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촬영 때 썼던 모자를 기증했다. 기아타이거즈의 이용규 선수는 자기가 쓰던 배트에 사인을 해 기증했다. 프로게이머 이영호(KT롤스터) 선수도 직접 사인한 유니폼 상의를 냈다. 한국공예예술가협회 이칠용 회장은 선물받은 채화칠기를 기증했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청목 김환경 선생 작품이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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