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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해외인턴십 경험자들의 취업 성공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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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업무를 맡겨도 해낼 수 있죠”

재학 중 해외인턴십 경험 김경배씨

김경배씨와 권나라씨는 “글로벌화된 기업에서 외국인과의 업무협조는 필수적”이라며 “대학 재학 중해외인턴십·교환학생 등에 도전해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김진원 기자]

“무엇보다 자신감이죠. 어떤 업무라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장 큰 소득인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이 면접에서도 좋은 느낌을 준 듯 합니다.” 김경배(27)씨는 올해 현대자동차 하반기 공채에 합격해 얼마 전 신입사원 연수를 마쳤다. 갓 부서배치를 받은 사회 초년생이지만 깔끔하게 차려 입은 양복이 어엿한 직장인의 분위기를 풍긴다. 신입사원 특유의 자신감과 패기도 흘러 넘친다. 김씨는 이런 변화가 “호주의 한 IT업체에서 했던 해외인턴십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산업공학과 출신인 김씨가 해외인턴십을 다녀 온 것은 학과 동기들 사이에선 특이한 경우였다. 대개의 기업에선 인문·사회계열 졸업생들에 비해 이공계 학생들에게 높은 수준의 외국어 사용능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의 생각은 달랐다. 외국인과의 업무경험에서 배울 점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대학 입학 후 배낭여행으로 경험했던 외국을 몸으로 부딪치며 알고 싶었다. 학교에서 해외인턴십 신청을 받는다는 소식에 고민도 하지 않고 신청했다. 800만원의 정부지원금과 학점 인정도 받았다. 지난해 9월부터 16주간 진행된 짧은 인턴십이었지만 김씨는 이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썼다. “외로움때문에 현지의 한국인과 가깝게 지내려는 것을 가장 경계했죠. 일부러라도 직장의 외국인 동료와 시간을 보냈어요.” 짧은 기간동안 계획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겠다는 생각때문이었다. 행정 인턴의 신분이었던 김씨였지만 회사 업무에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반영시켰다. 전공을 살려 부서간 업무 효율화를 최적화할 수 있는 부서 배치도를 설계해 제안한 것. 회사는 새롭게 사무실을 이전하며 김씨가 제안한 부서배치도에 맞춰 사무실을 바꿨다. 이런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기록하고 면접에서도 강조했다.

김씨는 “앞으로의 기업환경의 변화”에 대해 강조했다. 세계를 상대해야 하는 글로벌사회에서 외국인과의 업무협조 경험이 중요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생각은 있지만 망설이고 있는 후배들에겐 “일단 도전해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모든 조건을 갖춘 뒤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면서 필요한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도전정신’이라는 것이다.

“유연함과 당당함 기른게 큰 소득”

교환학생 성공 권나라씨

김경배씨와 권나라씨는 “글로벌화된 기업에서 외국인과의 업무협조는 필수적”이라며 “대학 재학 중해외인턴십·교환학생 등에 도전해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김진원 기자]

“제 경쟁력이요? 그건 이 핸드폰속에 저장된 1500여 명의 주소록이죠.” 중국계 글로벌기업인 하이얼전자판매 마케팅팀에서 근무중인 권나라(27)씨는 “글로벌리더십을 유창한 외국어 실력으로 착각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공동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과 평소 친분을 쌓고 신뢰관계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밝은 태도가 필요하다.

권씨의 친구 사귀기는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등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권씨의 이런 독특한 친구 경력은 2007년부터 2년 동안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보냈던 교환학생 시절 시작됐다. 권씨는 다른 대학생들이 영어학습을 목적으로 영어권국가의 대학에 교환학생을 다녀오는 것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 “외국어실력은 덤이라고 생각했어요. 더 중요한 것은 내 전공을 살리면서 외국인들과 폭 넓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판단했죠.” 교환학생 기간 동안 부활절, 배낭여행 등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덕분에 다양한 나라의 문화와 습관, 특성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은 권씨가 현지 학교에서 여러 국가 학생들과 팀을 이뤄 글로벌기업의 세계 진출 사례를 조사·연구하는 프로젝트 리더로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전체 방향을 잘 잡는 핀란드 친구에겐 조사·연구의 컨셉 계획을,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네덜란드 학생에겐 자료분석을 맡기는 등 개성과 특성에 맞게 역할을 나눴다. “처음엔 서로의 개성이 너무 강해 잘 될까 의구심도 들었지만 역할이 분명해지니 오히려 시너지가 커지더군요. 이런 작업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글로벌마인드 아닌가요.”

권씨는 이런 경험 속에서 “유연함과 당당함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혀 생소한 관계 속에서 해법을 찾기 위해 항상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는 것이다. 취업 면접에서도 유연함과 당당함을 강조했다. “어떤 안 좋은 패라도 ‘에이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구체적인 경험으로 이야기 했죠.”

글=정현진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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