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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주목되는 인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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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용해, 이영호, 강석주(왼쪽부터)

김정은 후계체제 공식화와 더불어 북한은 권력재편의 소용돌이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그 윤곽은 28일 당대표자회 선거에서 새로 뽑힌 새 중앙위원회 위원의 면면을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27일 군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대장 승진자 6명 중 4명이 순수 민간인인 것은 예고편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최용해 전 황해북도 책임비서다. 그는 27일 최고사령관 명령을 통해 김경희·김정은 등과 더불어 대장 호칭을 부여받았다. 순수 당료 출신인 그에게 대장 직책을 부여한 점은 김정은을 보좌하라는 뜻일 수 있다. 그는 김일성의 빨치산 활동 당시 최측근 동료였던 최현의 차남이다. 김정일과는 어린 시절부터 호형호제 해왔던 사이다. 김정일이 가족을 제외하고 믿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측근 중 한 명인 셈이다. 아버지 최현이 빨치산 1세대들을 결집해 김정일 후계 구축에 결정적 기여를 한 점을 고려하면 2대에 걸쳐 후계 작업에서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최용해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승승장구해 왔다. 1996년 노동당 다음으로 큰 조직이자 ‘주니어 노동당’으로 불리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의 제1비서가 됐다. 그러나 98년 ‘청년동맹 비리사건’에 연루돼 평양시 상하수도관리소 당비서로 좌천됐다가 2003년 당 총무부 부부장으로 재기했다. 2007년엔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에 올랐다.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는 자신의 관할 지역이 아닌 휴전선(황해남도 관할)까지 나와 노무현 대통령을 영접했다. 이후 김정일의 중국 방문과 국내 공개활동을 자주 수행해 발탁이 점쳐져 왔다.

이번에 함께 대장 칭호를 얻은 김경옥 노동당 제1부부장도 관심이다. 북한 언론은 그의 소속 부서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보 당국은 그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보고 있다. 김경옥은 지난 4월 25일 김정일이 천안함 폭침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정찰총국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을 제외하곤 유일하게 인민복을 입고 동행했다. 이는 그가 조직지도부 군사지도부문 담당 제1부부장이라는 점을 추정케 한다. 김정은의 군 장악을 위한 인사라 할 수 있다.

22일 부총리로 승진한 강석주도 눈여겨볼 인물이다. 그는 김일성 생전에 핵 문제와 대미 외교의 실무총책을 맡았다. 김정일 체제에선 북·중, 북·일 정상회담에 단독 배석하는 외교 브레인으로 활동했다. 그가 당대표자회를 앞두고 부총리에 오른 만큼 후계와 연관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강하다. 김정은에게 대외관계 전반에 대해 조언을 해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 이상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27일 대장에서 차수로 승진한 이영호 총참모장도 주목되는 인물이다. 그는 2002년과 2007년 인민군 창군 기념 열병식을 지휘했고, 평양방어사령관을 거쳤다. 지난해 김격식 4군단장 후임으로 총참모장에 올랐다. 단기간에 승승장구해온 셈이다. 그는 북한에서 최고의 포병 전문가로 꼽히기도 한다. 앞으로 군사 작전 분야에서 김정은의 핵심 참모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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