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준PO] 몸쪽 파고드는 싱커 vs 타자 홀리는 포크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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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두산 히메네스(왼쪽)와 롯데 송승준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가 올 시즌 우완 최다승 투수 간의 선발 맞대결로 막을 올린다.

두산과 롯데는 29일 오후 6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준PO 1차전 선발로 각각 히메네스(30)와 송승준(30)을 예고했다. 두 투수는 올해 김광현(SK·17승)과 류현진(한화), 양현종(KIA·이상 16승) 등 좌완 트리오에 이어 다승 공동 4위를 차지했다.

히메네스는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꼽힌다. 27경기에서 14승(5패)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3.32(4위)를 기록했다. 1m88㎝의 큰 키에 유연한 팔스윙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53㎞의 직구와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싱커가 일품이다. 지난해까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중간계투로 뛰어 경기당 투구 이닝이 적은 것이 흠이지만 김경문 두산 감독이 투구 이닝을 배려해 준 덕에 시즌 막판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했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들로 속을 썩은 두산으로서는 더욱 반가운 활약이었다. 히메네스는 “한국에서는 라이벌이 없다. 내가 최고 외국인 투수”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내년 시즌 두산과 재계약이 유력한 히메네스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은 자신의 가치를 한 번 더 입증할 수 있는 기회다.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는 두 차례 나와 1승1패·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4월 18일 첫 등판에서는 5와 3분의 2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지만 7월 18일 송승준과의 선발 맞대결에서는 9이닝 1실점(비자책) 완투승을 거뒀다.

롯데 1차전 선발로 나서는 송승준은 팀내 최다인 14승(6패)을 올린 에이스다. 시속 140㎞대 중반의 강속구와 타자들을 현혹시키는 포크볼이 주무기다. 송승준은 페넌트레이스 막판 성적이 좋아 1선발로 낙점됐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39이지만 후반기 9경기에서는 6승 무패, 평균자책점 3.79로 호투했다. 두산전에서는 4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4.29의 성적을 거뒀다.

송승준은 포스트시즌 활약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2008년 삼성과 준PO 1차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2와3분의2이닝 동안 6실점해 패전투수가 됐고, 지난해 두산과 준PO 3차전에서도 1과3분의1이닝 7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기 때문이다.

한 가지 변수는 송승준의 몸 상태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28일 열린 준PO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송승준이 독감으로 열이 40도까지 올라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송승준은 이날 부산의 한 병원에서 링거를 맞은 뒤 서울로 이동했다. 정금조 한국야구위원회(KBO) 운영팀장은 “이미 선발 예고를 했으니 상대 감독의 양해가 없는 이상 교체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송승준의 몸 상태가 좋지 않지만 더욱 집중해 잘해 줄 것”이라고 희망 섞인 예상을 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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