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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베디드 IT … 자동차는 이제 전자제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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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2. 같은 날 서울 서교동의 한국출판콘텐츠(e-kpc)라는 회사 사무실. 직원들이 신간 서적과 PC를 번갈아 보며 글과 그림·사진들을 디지털 데이터로 바꾸고 있었다. 49개 출판사가 모여 e북(전자책) 제작사로 공동 설립한 이 회사는 밀려드는 일거리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북과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수요가 급증해서다. 정남수 콘텐트운영팀장은 “태블릿PC 바람까지 불면 국내에도 전자책 시장이 활짝 꽃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의 전파실험실. 김석진 주임연구원(왼쪽)과 최종국 선임연구원이 기아자동차의 중형세단 K5를 활용해 새로 개발하는 전자부품의 성능을 체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나 홀로 IT’ 시대가 가고 있다. 인터넷·반도체·휴대전화 강국인 ‘IT 코리아’에서 IT를 바탕으로 ‘똑똑한’ 제품·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스마트(Smart) 혁명’이 산업현장과 일상생활 곳곳에서 움트고 있다. 기계장치인 자동차는 반도체·센서의 힘으로 ‘똑똑한 이동 사무실’로 탈바꿈하고 있다. 두터운 소설책 대신 7인치 태블릿PC 한 대를 호주머니에 넣고 독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손톱만 한 전자태그(RFID) 칩은 자그마한 생필품의 유통경로까지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IT는 자동차·출판·금융처럼 산업분류상 엄연한 별개 항목이다. 하지만 IT가 온라인이나 전파 영역에 머물지 않고 전통산업과 융합해 질적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른바 ‘임베디드(Embedded) IT 혁명시대’다. 임베디드 IT는 스마트 혁명과 IT 융합의 기폭제다. <본지 6월30일자 e1, e2, e3면 등 3회 특집기사>

‘IT 강국’이라는 한국도 이 분야는 초보다. 웬만한 제조기술은 선진국에 근접했다는 자동차 산업만 해도 IT 융합에선 걸음마 단계다. 일본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전자제어유닛(ECU)은 1980년 8개이던 것이 2005년 37개까지 늘었다. 일본 도요타는 도시바와, 독일 BMW는 인피니온과 각각 손잡고 자동차와 IT의 융합에 진력한다. 우리는 자동차 내장 반도체를 거의 전량 수입하는 형편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강홍렬 연구위원은 “반도체·센서는 이미 자동차의 기본부품이고, 무선인터넷용 통신부품도 필수 부품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는 이제 기계장치가 아니라 전자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소프트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문화·콘텐트 산업은 IT 융합으로 ‘디지털 빅뱅’을 앞뒀다. 다음 달부터 국내에는 삼성 ‘갤럭시탭’과 애플 ‘아이패드’처럼 e북 노릇을 할 만한 태블릿PC가 시판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임베디드 IT 시장은 올해 1조2000억 달러에서 2020년 3조6000억 달러로 10년 새 세 배로 뛸 전망이다.

특별취재팀=이원호·이나리·심재우·박혜민·문병주 기자

임베디드(Embedded) IT=임베디드는 ‘스며든’ ‘내장된’이라는 뜻. 부가가치를 높이거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해 전통 산업이나 기존 상품·서비스에 융합하는 정보기술(IT)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 뱅킹과 전자책(e북)·지능형전력망(스마트그리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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