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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다 바이올린 콩쿠르도 … 코리안 우먼, 대단한 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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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쟁쟁한 바이올리니스트들을 배출한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에서 1·2위를 차지한 클라라 주미 강(왼쪽), 윤소영씨. 12개국 40명의 결선 진출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 제공]

한국 바이올린계의 ‘우먼 파워’가 빛났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에서 클라라 주미 강(23·한국명 강주미)과 윤소영(26)씨가 1·2위를 차지했다. 1982년 시작된 이래 명문 바이올린 콩쿠르로 꼽히는 이 대회에서 한국계 연주자가 나란히 최상위권에 입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승자인 강씨는 강렬한 연주 스타일로 주목 받아온 신예. 2007년 티보 바가, 2009년 하노버 국제 콩쿠르에서 각각 3위·2위를 차지했고 올해 6월 일본 센다이 콩쿠르에서도 우승 소식을 전했다. 그중에서도 이번 우승은 콩쿠르 경력의 하이라이트로 기록될 만하다.

강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콩쿠르를 끝내고 새로운 작품들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예상할 수 없었던 우승이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콩쿠르 네 번의 라운드에서 연주했던 12곡 중 센다이 대회와 겹친 작품은 한 곡 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서 대여 받은 악기인 과다니니에 적응할 시간도 한달 남짓해 짧았다. “여러모로 시간이 부족했지만, 유난히도 무대를 즐기며 연주한 점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는 것이 스스로의 해석이다.

어린 시절부터 강씨를 지도한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워낙에 불같은 성질의 연주를 하는 학생이었다. 어려서부터 빠른 속도로 파워풀한 음악 해석을 했기 때문에 선생으로서는 음악적으로 균형을 잡아주는 게 관건이었고, 그 중심이 잡힌 순간 세계적 수준에 손색 없는 음악이 완성됐다”라고 말했다.

강씨는 1980년대 유럽 무대에 진출해 화제가 됐던 성악가 강병운(62)씨의 막내딸이다. 어머니는 소프라노 한민희씨고 독일에서 태어났다. 네 살에 독일 만하임 음대 예비학교에 입학했고, 이듬해에 함부르크 심포니와 협연하며 데뷔했다.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를 거쳐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2위를 차지한 윤소영씨 역시 국제 무대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차이콥스키·퀸엘리자베스 등 일류 콩쿠르에서 각각 5위·6위에 올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독일 쾰른 국립음대를 거쳐 현재 스위스 취리히예술대학에 재학 중이다.

한국의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명단은 화려하다. 바이올린의 여제로 불렸던 정경화 이후 백주영·이유라·김수연·신현수 등이 쟁쟁한 실력을 겨루고 있다. 이번 콩쿠르의 결과는 앞으로 더욱 떠들썩해질 한국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의 비상을 예고하고 있다.

김호정 기자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바이올리니스트 조세프 깅골드(1909~95)가 1982년 창설했으며 4년에 한번 열린다. 높은 상금(3만 달러)와 화려한 부상 덕분에 실력 있는 참가자·입상자가 늘어났고, 세계적인 대회로 떠올랐다. 깅골드가 사용했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부상으로 대여해 준다. 낙소스 레이블의 음반 발매와 카네기홀 연주 기회 또한 매력적인 부상이다. 역대 한국계 수상자로는 줄리엣 강(94년 1위)을 비롯 백주영·김수빈(3위), 김진·이유라(4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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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바이올린연주가

198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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