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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 당권경쟁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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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열린우리당의 차기 당권 경쟁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 그간 조용히 밑바닥 표밭 다지기에 힘쓰던 예비 후보들도 경선 채비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은 4월 2일 전당대회를 열어 당 의장을 포함한 5명의 상임중앙위원을 뽑는다.

지금까지 자천.타천으로 후보 명단에 오른 인사는 친노 직계 그룹의 문희상.김혁규.한명숙.염동연 의원과 구 당권파의 신기남 전 의장, 재야파의 장영달 의원 등이다. 참여정치연구회의 김원웅.유시민 의원과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국민참여연대의 명계남 의장, 당내 재선 그룹의 송영길.김영춘 의원, 3선의 이석현 의원 등도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검토 중이다. 여성 몫의 상임중앙위원에는 한명숙 의원 외에 이미경.조배숙.박영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특정인의 당선을 점치기는 이른 상황이다. 다음달 3일로 예정된 후보 등록 마감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데다, 계파별로도 어떤 후보를 밀지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희상 의원은 최근 들어 "내가 중뿔나게 먼저 나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는지 지켜본 뒤 공식 선언을 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됐던 김혁규 의원은 텃밭인 영남은 물론 호남.충청권에서도 적지 않은 표를 확보했다고 한다. 직전 전당대회에서 2위를 했던 신기남 전 의장도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표몰이에 나섰다. 장영달 의원은 "실용주의가 당의 정체성이 될 순 없다"며 '개혁 후보' 이미지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유시민 의원도 경선에 뛰어들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 의원이 소속된 참여정치연구회는 이달 말 전국 이사회를 열어 소속 후보 단일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경선에 후보 등록이 가능한 인원은 최대 13명이다. 총 66명의 중앙위원 중 5명의 추천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복수 추천은 안 된다. 아예 등록조차 못하는 사람도 생긴다는 얘기다.

일단 등록에 성공해도 후보가 8명이 넘을 경우 국회의원, 중앙위원, 시.도당 상무위원 등으로 구성된 예비선거인단(460여명)의 사전투표를 통해 8명으로 추려진다. 본선에서는 등수에 관계없이 여성 후보가 반드시 1명 이상 지도부에 포함된다.

한 사람이 두 표를 찍는 1인2표제도 변수다. 당 핵심 관계자는 "후보등록 마감이 가까워올수록 계파.후보 간 이합집산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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