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청년대장 김정은, 선군혁명 계승자 자질 갖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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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후계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동당원들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했으며 이 교육에 사용된 내부 문서가 확인됐다고 일본 도쿄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북한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힌 이 문서는 평양 중심부의 지구당 간부가 일반 당원들을 대상으로 8월 실시한 학습에 사용됐다. 이 문서는 김정은을 “청년대장 김정은 대장동지”라고 호칭하면서 “선군 혁명의 위대한 계승자로서의 품격과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 문서의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으나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 문서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지가 혁명적 교양과 숭고한 규범으로 정은 동지를 선군혁명 위업의 위대한 계승자로 교육시켰으며, 문무를 겸비한 걸출한 정치가, 무적필승의 명장의 자질과 품격을 갖추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또 “백두산에 세웠던 선군의 깃발을 변함없이 높이 세우도록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대의 관심을 기울였다”고 강조해 권력승계의 정통성을 거듭 부각했다.

이 문서는 또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졸업증과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연구원(대학원 과정) 졸업증을 받은 이들의 모임에 참가했다”며 김정은의 일부 학력을 공개했다. 청소년 시절 스위스의 국제학교를 다닌 이후 김정은의 학력에 대해서는 여태까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문서는 이 밖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생의 제일보를 시작한 나에게 총대(銃隊)의 심원한 진리를 전해 주시고, 총대와 인연을 맺도록 해 주셨다”는 김정은의 발언도 실었다.

한편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가 후계자 자리를 노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 일본 정치인에 의해 제기됐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전 일본 방위상은 16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준비 중인 김정일의 여동생’이라는 글을 실었다. 고이케는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에서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김경희는 권력세습의 관리자 역할을 넘어 스스로 김 위원장의 후계자가 되려는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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