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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

‘국민 한마음 잇기 운동’을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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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우리도 살아가면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수 없이 하게 된다. 타인의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내가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주변 사람들의 마음이 밝아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한다.

우리는 물질과 마음을 비교하게 될 때 십중팔구는 마음을 우선으로 꼽는다. 물질보다는 사람의 마음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는 의미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에 있어 마음이 보다 심원한 근본이고 물질은 마음의 표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에게는 마음이 통하면 천하가 통한다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

민주평통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국민한마음잇기운동’은 우리 국민의 안보에 대한 인식을 보다 확고하게 다지기 위한 범국민적인 운동이다. 안보에 관한 국민의 마음은 둘로 나눠질 수도 없고 나눠져서도 안 된다는 점을 상기하며 안보공감대 형성을 구체화해 나가자는 취지다.

이 운동의 대표 구호는 ‘국가 안보는 가족사랑’이다. 잘 알다시피 가족의 큰 개념이 국가다. 자기 집 현관의 자물쇠 비밀번호를 아무에게나 가르쳐 줄 사람은 없다. 현관 자물쇠는 식구들의 생명과 집안의 물건들을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다.

국가안보도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가장 근원적인 이념이다. 안보의식이란 확장된 의미의 가족, 국가의 재산과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한 국민 개인의 마음이다. 문제는 개인의 마음이란 늘 고정적이지 않고 생각의 방향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다른 생각’은 존중되어 마땅하다. 그러나 ‘다른 생각’의 일면에 불순한 의도가 있거나 결과적으로 공공의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면 어찌해야 할까? 당연히 개인의 ‘다른 생각’이란 공익을 유지하고 보호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그렇지 않은 느낌이다. 천안함 폭침 이후 드러난 국민 안보의식은 근원적으로 재고(再考)되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측면도 있었다. 많은 사람이 개인 혹은 집단의 ‘다른 생각’이 국가 전체의 안보 기조를 위해하는 수준까지 기울어 있다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

그래서 국가와 가족이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러한 인식의 고양과 유지를 위한 각종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국민한마음잇기운동’이 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국민한마음잇기운동’은 배지·반지·팔찌·휴대전화 고리 등 태극의 색상을 조화시킨 상징물을 보급·배포하고 있다. 예부터 소중한 약속을 하면 그 약속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반지와 목걸이 등을 나눠 착용했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중요성에 비해 이 운동이 그리 폭넓게 확산되는 것 같지 않다. 아직 운동의 초입 단계이고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일 것이다. 필자는 이 운동을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새마을운동이 경제 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국민한마음잇기운동’은 안보를 근저로 하는 국민의 정신운동이라 할 수 있다. 국민과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 남남갈등이라는 병을 치유하고, 국가와 국민의 안보의지를 하나로 묶는 과정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국가 에너지가 형성될 것이다. 민주평통이 발의해 전개하는 이 운동이 각 지역의 시민단체들과 긴밀한 연계를 통해 그 폭을 넓혀 나갈 때 제2, 제3의 천안함 사건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의 체제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지원, 6자회담 복귀 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6·25 발발 60년, 국권침탈 100주년을 맞는 올해 우리 국민은 ‘국민한마음잇기운동’의 깃발 아래 모여 다시 한번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을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데 누가 우리의 영토를 지켜 주고 생명을 지켜 주겠는가?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민주평통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