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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동서문학 35년 역사 접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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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35년 전통의 순수문학 계간지 '동서문학'이 지난해 겨울호(255호)를 끝으로 종간됐다.

원로 수필가인 편집인 전숙희(85)씨는 4일 "가장 큰 후원자였던 동생(고 전락원 파라다이스 그룹 회장)이 작년 11월 먼저 가고 난 뒤 그룹 전체가 구조조정을 하면서 잡지를 더 이상 펴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2주쯤 전 그룹 차원의 회의에서 한국 현대문학관 운영은 계속 지원하는 대신 잡지를 폐간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전 편집인은 "창간부터 지금까지 평생을 함께 해온 잡지를 접는다는 생각을 하니 생명이 끊어지는 것 같은 아픔을 느낀다"면서 "박종화.모윤숙 선생 등 여러 문인과 함께 했던 수많은 일화가 주마등처럼 떠오른다"며 비통한 심정을 내비쳤다.

잡지는 1970년 10월 월간 '동서문화'란 이름으로 창간됐다가 85년 계간지로 전환하면서 제호도 '동서문학'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시류와 계파를 초월한 순수 문학전문 잡지라는 평을 받아왔다. 전 편집인은 "잡지는 이번 봄호를 내지 못했지만 '동서문학'이 운영해온 '동서문학상'과 '동서문학신인상'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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