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린이 비만관련 왜곡 심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초등학교 5학년인 민영이(여ㆍ10ㆍ서울 서초구)는 키 146.5㎝, 체중 40㎏으로, 최근 키도 부쩍 크고 체중도 늘어나는 등 신체적 변화를 겪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체형보다 뚱뚱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매사에 자신이 없고 우울하다. 밥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여겨 아침을 자주 거르고 대신 초코바ㆍ오렌지주스ㆍ바나나우유 등으로 떼운다. 엄마를 졸라 인근 비만클리닉을 찾은 민영이의 체질량지수(BMI, 자신의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는 18.6. 마른 체형에 가까운 정상 체형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자신이 뚱뚱하다고 여기는 7∼12세 어린이 669명의 실제 비만도를 조사한 결과 이중 59%(395명, 여아 63%)가 정상 또는 저체중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15일 밝혔다. 또 스스로 ‘비만하다’고 한 13∼19세 청소년(739명)의 체중ㆍ키를 실측했더니 이중 69%(509명, 여학생 77%)가 정상 또는 저체중으로 판정됐다.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정상 체중인데 자신을 비만으로 오인, 음식 섭취량을 대폭 줄이면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ㆍ칼슘ㆍ철분 등의 섭취가 부족해진다”며 “대신 음료 등을 통한 당분 섭취가 늘면서 영양 불균형이 와서 키와 뼈 성장이 더뎌진다“고 조언했다.

또 열량 섭취를 과도하게 줄이면 무기력해지거나 움직이기 싫어해 근육이 적고 지방이 많은 소위 ‘마른비만’이 되기 쉽다. 또 신경성 식욕부진증ㆍ폭식증 등 섭식 장애도 부를 수 있다.

식약청 박혜경 영양정책과장은 “이번 조사에서 어린이ㆍ청소년이 가장 부족하게 섭취하는 영양소는 칼슘ㆍ철분ㆍ칼륨으로 확인됐다”며 “7∼12세 어린이의 90.3%가 칼슘 섭취 부족 상태”라고 우려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자신을 ‘뚱뚱하다’고 여기는 어린이·청소년 비율

대상: 4626명 조사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청

연령과 성

뚱뚱하다고 인식하는 비율

7∼12세 남아

23.2%

7∼12세 여아

30.5%

13∼19세 남자 청소년

24.2%

13∼19세 여자 청소년

46.6%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