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천안·아산] 2010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1면

수라간 상궁과 나인 복장을 한 사람들이 임금님께 바칠 수라상 준비를 위해 온양온천시장에서 장을 보고 있다. 아산시노인회장과 아산교육장 등이 각각 1대, 2대 임금님 역을 맡았다. [온양온천시장 활성화 사업단 제공]

11일 오전 11시. 온양온천시장에 수라간 상궁과 나인들이 나타났다. 은은한 옥빛 저고리에 파란 치마, 순백의 앞치마까지 두른 수라간 나인들이 온양온천시장에 왜 나타났을까?

이날 때아닌 상궁 나인들의 출현에 놀란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잠시 뒤 그 궁금증을 해소하고 더불어 임금님(?)과 함께 ‘온궁천년고음국’(곰국)을 맛보는 행운을 얻었다.

아산을 대표하는 온양온천시장이 중소기업청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이제 막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됐지만 다양한 볼거리, 먹을 거리, 살 거리와 체험까지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재래시장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산시와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단은 7월 30일 개진식(開賑式)을 갖고 본격적인 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개진은 열 개(開), 구휼할 진(賑)으로 나라에 흉년이 들었을 때 백성을 구제하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선언적의미가 담겨있다. 이날 전통시장의 희미한 맥을 다시금 살아 숨 쉬게 하겠다는 선언을 한 만큼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중기청서 최대 12억원 지원

중소기업청은 최근 전통시장을 국제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국제상인시장 2개, 문화관광형 시장 6개를 선정, 집중 육성한다고 밝혔다.

부산 자갈치 시장과 인천 신포시장을 국제시장으로, 아산 온양온천시장을 비롯해 춘천 중앙시장, 광주 양동시장, 여수 교동시장, 울주 남창시장, 제주 서귀포 매일시장 등은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됐다.

국제상인시장은 해외관광객과 보따리 무역상이 상품구입과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시장이고 문화관광형시장은 지역의 고유문화와 관광자원을 연계한 특성화된 전통시장을 말한다.

시장당 최대 20억원(국비 12억원, 지방비 8억원)을 투입해 관광명소로 탈바꿈 시킨다는 계획이다. 중기청은 2012년 30개 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육성시킬 계획이다. 온양온천시장은 사업기간이 종료되는 올 연말 사업성과에 대한 평가를 거쳐 최장 3년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365일 건강한 온양시장

온양온천시장은 이번 사업과 함께 ‘365일 건강한 온양시장’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과거 임금님이 병을 얻으면 온양 행궁을 찾아 온천을 즐기고 보양식을 드셨다는 점을 착안해 만든 슬로건이다.

사업단은 온양온천시장을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세계수준의 ‘휴양형 시니어 마켓’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1차 년도에는 관광객 유입 증대를 통한 시장 활성화, 2차 년도는 소비패턴 개선을 통한 매출증대, 3차년도는 지역 명소화를 통한 브랜드 성장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업단은 4가지 핵심사업과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이를 구현해 내고 있다.

온궁 수라상- 산해진미(山海珍味)

최근 TV드라마 ‘동이’에서 극중 숙종이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온양행궁에 오른 이야기가 방영됐다. 온양온천시장은 조선시대 왕들이 지병의 치유와 휴양을 위해 머물렀던 별궁이 있던 곳으로 유명하다.

이점을 착안해 만든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가 ‘온궁 수라상-산해진미’다. 전통 복장을 한 수라간 나인들이 한 달에 한번 온양 전통시장을 돌며 식재료를 구입, 야외 행사장에 마련된 수라간에서 임금님께 바칠 수라상을 차린다.

이어 왕이 가마를 타고 온궁에서 행사장까지 행차하는 온궁행렬이 재현되고 온궁 보양식으로 차려진 수라상을 시식하는 순서가 이어진다. 시민과 관광객은 왕이 베푼 답례 주연을 즐기며 임금님과 함께 국내 최고의 요리가가 개발한 온궁 보양식을 맛볼 수 있다. 개발된 음식은 시장 상인들에게 전수돼 온양온천을 대표하는 먹을 거리로 특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7월 말 개진식에서는 닭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온궁양생탕’이 선보였고 11일에는 우리나라 사람이 좋아하는 탕 요리를 컨셉으로 박종숙 손맛연구소에서 개발한 ‘온궁 천년고음국’이 소개됐다.

유유자적- 희희낙락(悠悠自適- 喜喜樂樂)

로마에 가면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비는 트레비분수가 있다. 온양에도 이 같은 명소가 생긴다. 동전을 던지면 샘솟는 분수를 감상하며 소원을 빌 수 있도록 꾸밀 예정이다. 더불어 온천욕을 하지 않더라도 가벼운 족욕과 세안을 즐길 수 있도록 휴게 코너도 만들 예정이다. 매주 주말에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온궁 추억장터를 운영한다. 매주 2, 4째주 토요일에는 가족단위 관광객 유치를 위해 대형 주말 추억장터가 개설된다. 평일에는 볼 수 없는 노점거리와 공방체험마차가 결합된 아트마켓과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매주 금요일에는 다문화카페와 결합된 카페 장터가 열리고 야간에는 노점거리가 온등으로 밝혀져 야시장의 묘미를 더한다.

우리는 온양시장의 라디오 스타

온양상설시장 내 휴양카페에 있는 온궁미니방송국.

온양온천시장 상인은 물론 시장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방송국이 생겼다. 이름하여 온궁 미니방송국. DJ만 8명에 이르니 꽤 규모가 있는 미니 방송국이다. 사업단이 시민과 상인들을 상대로 공모한 결과 8명의 예비스타를 선발했다. 4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이지만 프로그램 기획에서 대본작성, 발성연습까지 쉽지 않은 교육을 착실히 받고 있다.

이들은 바쁜 일상에 지친 상인들은 물론 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 할 예정이다. 시범운영 기간이지만 푸근한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벌써부터 팬들이 생겨 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온궁 미니방송국은 온양온천시장 내 상설시장 2층에 마련된 온궁휴양카페에 자리하고 있다. 온궁 휴양카페는 푸드코트, 창작공방, 미니전시관 등 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먹고, 쉬고,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문의=041-546-0450

장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