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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 없는 40대 불굴의 도전 “34㎞ 영·불 해협 헤엄쳐 건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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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르면 13일 영·불해협 횡단에 도전하는 필립 크루아종. [AFP=연합뉴스]

팔다리를 잃은 장애우가 영·불 해협 수영 횡단에 도전한다. 한쪽 다리를 절단한 여성 등 신체적 불편함을 가진 여러 사람이 그동안 이 해협을 헤엄쳐 건너는 데 성공했으나 사지가 모두 없는 장애우가 이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주인공은 프랑스 중서부 도시 생레미쉬르크뢰즈에 사는 필립 크루아종(42). 그는 16년 전 TV 안테나를 고치러 지붕 위에 올라갔다 감전 사고를 당해 팔다리를 모두 절단했다. 이후 전동 휠체어에 의지해 운신하고 있다.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 3’에 따르면 그는 이르면 13일 프랑스 칼레∼영국 도버 횡단에 나선다. 약 34㎞의 이 구간은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가장 짧은 물길이다.

크루아종은 이를 위해 2년을 준비했다. 팔다리가 있을 때에도 수영을 전혀 하지 못했던 그는 매주 35시간씩 훈련했다. 무릎 부위에 매단 오리발을 움직여 앞으로 나아가고 윗부분만 남은 팔로는 몸의 균형을 잡으며 물살을 가르는 것이다. 그의 횡단은 20∼24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해협은 물이 차고 물살이 세 수영 실력이 뛰어나도 맨몸 횡단이 쉽지 않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으로는 고(故) 조오련씨가 1982년 9시간 35분 만에 건너는 데 성공했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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