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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 첫 한국계 포수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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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9일(한국시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만난 최현(왼쪽)과 추신수. [LA지사=김상진 기자]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 메이저리그에 첫 한국계 포수가 탄생했다.

LA 에인절스 소속의 최현(22·미국명 행크 콩거)이 최근 메이저리거로 승격돼 9일(한국시간) 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계 타자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기는 최희섭(현 KIA·내야수)과 추신수(클리블랜드·외야수)에 이어 세 번째다. 가장 수비 부담이 크고 동료 투수들과의 의사 소통이 중요한 포수로는 최현이 처음이다.

미국 워싱턴에서 태어난 최현은 부모가 한국인(최윤근·유은주씨)인 재미동포다. 캘리포니아 헌팅턴비치 고교 시절부터 강한 어깨에 좌우 타격이 가능한 스위치히터 포수로 주목받아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5번으로 에인절스에 지명됐다. 그가 ‘콩거’라는 미국 성을 갖게 된 것은 서울에서 태어난 아버지가 여섯 살 때 미국에 사는 이모부 에드리언 콩거의 양자가 됐기 때문이다. 에드리언은 전설적인 홈런 타자 행크 에런을 닮으라는 뜻에서 최현에게 ‘행크’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185㎝·99㎏의 체격을 지닌 최현은 올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타율 0.300, 11홈런·49타점을 기록하며 팀 내 최고 유망주로 꼽혔다. 지난 7월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에서는 3점 홈런을 날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데뷔 후 4년 만에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게 된 최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시즌을 마치고 팀 동료와 라스베이거스에 놀러 갈 생각이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기분”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최현이 메이저리그에 합류한 9일 경기의 상대는 마침 추신수(28)가 뛰고 있는 클리블랜드였다.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 앞서 추신수는 최현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을 건넸다. 최현은 “형”이라고 부르며 추신수에게 달려가 반갑게 인사했다. 최현은 “신수형이 마이너리거일 때부터 지켜봤다”며 친근감을 나타냈고, 추신수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라고 조언하며 5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연장 16회 끝에 에인절스가 4-3으로 이긴 이날 최현은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한 채 동료 포수 보비 윌슨과 제프 매티스의 활약을 지켜봤다. 추신수는 6타수 무안타·2볼넷에 그쳤다. 에인절스는 9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67승73패)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라 남은 기간 최현에게 출장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허진우 기자·LA지사=이상배 기자
사진=LA지사=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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