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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골프 대항전] 김대섭·대현·경태, 3김 앞세워 이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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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한·일 프로골프 대항전의 한국팀 사령탑을 맡은 한장상(70) 단장은 자신있는 목소리였다. 한 단장과 인터뷰를 통해 한· 일전에 출전하는 소감을 들어봤다.

-한·일 골프대항전 사령탑을 맡았는데.

“무조건 이기고 싶다. 골프가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최경주·양용은·노승열이 빠진 것이 아쉽지만 경험보다는 패기를 앞세워 일본을 압도하겠다. 한·일 대항전은 개인 경기가 아니라 국가의 명예를 건 대회다. 대충대충 하지 말고 제대로 해야 한다.”

-준비는 잘 되고 있나.

“지난달 김대현 등 한국 대표선수 6명과 대회장인 제주 해비치 골프장에서 이틀간 연습 라운드를 해봤다. 전반적으로 패기와 샷은 좋았는데 정신력은 좀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일본은 단장(아오키 이사오)을 지난 6월에 일찌감치 선임했는데 한국은 일본에 비해 많이 늦었다. 미디어도 한·일전에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일본 투어에서 뛰는 김경태·김형성·배상문·김도훈 등과 함께 일본 선수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작전을 짜겠다.”

-한국의 에이스는 누구인가.

“상금랭킹 1위인 김대현도 좋고 일본 투어 상금 3위인 김경태도 좋지만 베테랑 김대섭이야말로 에이스다. 무엇보다도 눈과 정신이 살아 있더라. 겉보기에는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스윙이 아주 짜임새가 있고 정신력이 좋아 보인다. 김형성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여서 잘 준비하라고 했다.”

-한·일전에서 단장의 역할은.

“갑자기 선수 스윙을 바꿀 수는 없고 핵심적인 것만 조언하고 있다. 막내인 김비오는 ‘어드바이스를 듣고 스윙이 좋아졌다’며 전화로 고맙다고 하더라. 기술적인것보다는 팀워크를 다지는데 주력하겠다.”

-일본과 인연이 많다.

“1966년부터 82년까지 일본 투어에서 뛰었는데 한국 선수가 나 혼자여서 어려움이 많았다. 자동차가 없어 대회장에 가려면 캐디백을 메고 지하철과 버스, 택시를 갈아타야 했다. 그러다보니 어깨에 피가 맺힐 정도였다. 경기 중에는 갤러리들이 ‘조센징’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말을 해서 신경이 거슬리기도 했다. 그러나 72년 일본 최고 대회인 일본 오픈에서 우승한 이후엔 나를 무시하지 못하더라. 일본에서 설움을 받았지만 한·일전을 복수전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다.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이고 욕심이 너무 강하면 이기기 어렵다.”

-팀 구성과 전략은.

“2명씩 짝을 맞추는 첫날과 둘째 날 경기가 매우 중요할 것 같다. 팀 워크가 잘 맞는 선수들끼리 팀을 짜고 선수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출전 순서를 결정하겠다. 장타자인 김대현과 배상문은 각각 다른 조로 묶을 것이다. 일본에서 무서워하는 김경태와 김비오는 한 조에서 경기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일본이 정예선수로 팀을 꾸렸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인기가 좋은 이시카오 료를 응원하는 팬들도 상당수 온다고 한다. 한국이 홈이지만 갤러리가 별로 없는 제주라 원정 팀의 입장이 될 수도 있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오셔서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

-코스는 어떤가.

“아주 넓은 편이다. 그래서 장타를 펑펑 때려내는 선수가 유리해 보인다. 일본에도 장타자가 여럿 있어 특별히 유리할 게 없다.”

-일본 단장인 아오키 이사오와 어떤 관계인가.

“일본서 뛸 때 종종 함께 연습 라운드를 했다. 우승 경쟁도 한 두 차례 한 것 같다. 약간 덤벙대는 스타일이었는데 74년부터 우승하기 시작하더니 미국까지 가서 성공했다. 아오키를 비롯한 일본선수들은 나를 도라(호랑이)라고 불렀다. 나는 눈에 불을 켜고 일본에서 뛰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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