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활황에 돈 계속 몰려… 주식형펀드 '해피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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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연초 증권 간접투자시장의 자금흐름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주가 상승의 영향으로 주식투자 비중이 큰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주식형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평균 5%를 넘지만 채권값 하락(금리 상승)으로 채권형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27일까지 단기 채권형(만기 6개월이하) 펀드의 수탁액은 크게 줄었지만, 채권과 함께 주식(편입 비중 50% 이하)에도 투자하는 채권 혼합형펀드의 수탁액은 늘었다. 주식 투자를 위주로 하는 펀드 가운데서도 주식편입 비중이 클수록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투자 펀드 인기=전체 운용자산의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의 수탁액이 1월 중 2005억원 늘어났다. 최근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는 적립식펀드 중 상당부분이 순수 주식형이라고 증시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하지만 채권과 주식에 함께 투자하면서 주식 편입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릴 수 있는 혼합 주식형은 3233억원이 줄었다. 혼합 주식형 투자자들이 보다 높은 주식투자 효과를 얻기위해 주식형 상품으로 이동한 때문으로도 해석된다.

증권 간접투자 상품 중 가장 큰 폭으로 돈이 빠져나간 상품은 단기 채권형펀드로 한달이 채 안 되는 기간동안 1조5000여억원이 줄었다. 이에비해 혼합 채권형펀드에는 678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채권만으론 더 이상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가미한 상품을 선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장기 채권형펀드(만기 6개월이상)에선 아직 자금 이탈이 없는 데, 이는 그동안 높은 수익을 확보해둔 투자자들이 금리추이를 지켜보면서 관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돈이 가장 많이 들어온 상품은 머니마켓펀드(MMF)다. MMF는 올들어 지난 27일까지 1조9000여억원의 돈이 불었다. 지난해 12월 한달간 6조3000억원이 줄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아직 확실한 방향을 정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MMF에 넣어두고 다음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 같다"며 "증시 상승세가 더 확실해 지면 본격 자금 이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은행권에선 4조5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는데, 이 중 상당부분이 MMF로 흘러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주목받는 운용사=주식형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곳은 신한BNP파리바 투신운용이다. 이 회사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는 2082억원으로 한달새 698억원(50%)이 늘어났다. 수익률도 좋은 편이지만 신한.조흥 은행 지점을 십분 활용한 결과다.

미래에셋 소속 운용사들의 수탁고 증가도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 자산운용과 투신운용은 각각 한달간 수탁액이 609억원과 606억원씩 증가했다. 맵스자산운용 등 미래에셋 소속 3개 운용사의 주식형펀드 총 수탁액는 1조2975억원으로, 1위인 한국투신운용을 1364억원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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