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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수은 중독 걱정 없이 참치 먹으려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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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세상을 바꾼 독약 한 방울 1,2
존 엠슬리, 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347· 339쪽, 각 권 1만5000원

‘근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이작 뉴턴(1642~1727)은 중년 이후 심한 불면증과 식욕부진을 호소했다. 음해 받고 있다는 망상에도 시달렸다. 기억력도 뚝 떨어졌다. 현대 의학에서 보면 수은 중독의 전형적인 증세다. 뉴턴이 수은 등으로 연금술을 시도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중독됐다는 것이 과학저술가인 지은이의 설명이다. 그의 머리카락을 분석했더니 수은 농도가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수은·비소·안티모니·납·탈륨의 다섯 가지 독성 물질에 얽힌 중독과 독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모두 주기율표에 있는 원소인데, 이들은 인류와 역사를 함께해왔다.

국가의 지도자가 뜻하지 않게 독물에 중독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은 조울증에 시달렸다. 그는 생전에 블루필이라는 설사유도약을 사용했는데, 이는 수은에 설탕을 섞은 것이다. 링컨의 조울증은 수은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생활 환경 속에서 독물에 중독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참치가 그 예다. 해양먹이사슬을 통해 참치에서 인체로 수은이 농축될 수 있어 문제다. 실제로 2001년 미국 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가임여성의 10%는 태아에게 영향을 줄 정도로 체내수은농도가 높았다. 그래서 2003년 참치 종류의 섭취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신선한 참치는 주 1회, 통조림은 2회까지로 섭취를 제한하라는 내용이다. 독물도 미리 알고 조절해 먹으면 안전하다는 이야기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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