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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해군, 서해 인근서 실탄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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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해군이 한국 서해에 인접한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해상에서 1일부터 실탄사격을 포함한 해상훈련에 돌입했다. 이번 훈련은 5~9일 서해상에서 열리는 한·미 연합 대잠수함 훈련에 대응한 것으로 관측돼 서해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북·중 정상회담 직후 북한 고위 인사가 중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긴장을 부채질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해군의 베이하이(北海)함대가 칭다오시 남동쪽 해상에서 이날부터 4일까지 실탄훈련을 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훈련에는 건국 60주년 기념이던 지난해 10월 1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열병식 때 공개됐던 무기들이 대거 동원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가 운영하는 군사전문사이트 중국군망(軍網)에는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함정·전투기 등이 이례적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스텔스 미사일이 장착된 최신예 고속정, 해상 공격 전문의 페이바오(飛豹) 전투기 편대,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춘 구축함, 신형 초계기, 이동식 레이더, 대공 미사일 등 첨단 무기가 총출동한다.

중국 국방부 신문사무국은 “이번 훈련은 연도별 훈련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며 “병력을 동원한 함포사격에 초점이 맞춰진다”고 신화통신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서해의 한·미 연합 대잠수함 훈련에 중국이 반대 입장을 천명한 뒤 보란 듯이 실시되고 있어 그 의도에 대해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뤄위안(羅援) 소장은 최근 해방군보에 실린 칼럼에서 한·미의 서해 연합훈련을 비난하면서 중국도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 명보(明報)는 “서해에 풍운이 다시 일고 있다”며 “베이하이함대의 서해 훈련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과거에는 군사훈련을 해도 관영언론을 통해 훈련이 끝난 뒤 훈련 사실을 공개했을 뿐이다. 미리 훈련을 예고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사전에 예고된 훈련에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전후해서도 강력한 반대 표시와 함께 수차례 대응 차원의 훈련을 했다. 특히 지난달 22일에는 중국 해군이 함정 공격용 수중무기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수중병기실험연구소의 실험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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