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관들 싹 오라고 했다. 누가 안 오는지 두고 보자.”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30일 의원연찬회 도중 기자들에게 한 얘기다. 그는 모두발언에서도 “국민의 뜻에 맞게 정부를 이끌어 갈 책임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고 강조했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열린 만찬에 국무위원들은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장관 임명장을 받은 이재오 특임장관과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차관을 대신 보낸 한 장관은 “일정 때문에 못 갔는데…”라고 불안해 했다.
#2. “통일정책 부분에서도 한나라당이 보다 전향적으로 나가야 한다.”
안상수 대표가 31일 연찬회 마무리 발언으로 한 말이다. “앞으로 정부도 그렇게 전향적으로 나아가리라고 생각하지만”이란 단서를 단 채였다. 정부 통일정책의 경직성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안 대표는 근래 당·정·청 회동에서 북한에 쌀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여당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사이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의 민심보다는 역사적 평가를 염두에 두는 단임제 대통령과 선거를 통해 늘 민심의 평가를 받는 정당 간의 이해 차이가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이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인기가 없었던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픽 참조>그래픽>
전문가들은 “청와대만 보인다”는 지적을 듣곤 했던 이명박 정부도 예외가 아니라고 본다. 중앙대 장훈(정치외교) 교수는 “당·청 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길 기다리고 있던 때 재료(인사 실패)가 주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명박 정부만의 변수도 있다. 현 정부는 총선과 대선을 같은 해(2012년)에 치른다. 경희대 임성호(정치외교) 교수는 “의원들은 총선에서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 초조해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그들에게 대선은 그 다음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 친이계는 수도권 출신이 그 주축을 이루고 있다. 총선 때 수도권에선 1∼2%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만큼 의원들이 여론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당연하다.
고정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