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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 견디는 비밀 하나 ‘한 지붕 두 메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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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강병오 FC 창업코리아 대표는 “아이템을 추가하려면 서로 궁합이 잘 맞는 아이템을 추가해야만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아이템 더하기’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례들을 살펴봤다.

윤창희 기자

상호 보완적인 아이템을 더하라

성수기와 비수기가 명확하게 구분돼 있는 업종들이 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대표적이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은 매장이 깔끔해 이미지가 좋은 데다, 노동 강도도 높지 않다. 이 때문에 성별·연령 구분 없이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창업 아이템 중 하나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서 아이스크림 카페 ‘카페띠아모’(www.ti-amo.co.kr)를 운영하는 나홍민(42)씨는 이런 문제를 ‘아이템 더하기’ 전략으로 극복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과 카페를 겸하는 방식이다. 커피를 찾는 고객을 위해 아이스크림 매장의 전형적인 구조인 테이크아웃 형태를 과감히 바꿔, 카페형 매장으로 바꿨다. 이런 전략으로 나씨는 계절에 관계없이 66㎡ 크기의 점포에서 월평균 2500만~3000만원가량의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이스크림 판매가 주력이지만 겨울에는 매출 비중이 급변해 커피 70%, 아이스크림 30%가 된다고 한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처럼 계절별로 성수기와 비수기가 뚜렷한 경우도 있지만 특정 시간대에만 손님이 몰려 고민하는 업종도 많다. 이런 경우도 메뉴 더하기를 통한 이모작 운영으로 점포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김은복씨는 점심 시간에는 인근 회사원을 상대로 부대찌개를 팔고, 저녁엔 술 손님을 타깃으로 두루치기 메뉴를 추가해 점포 가동률을 끌어올렸다.

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 주택가 상권에서 ‘박가 부대찌개 두루치기’(www.parkga.co.kr)집을 운영하는 김은복(38)씨도 그런 경우. 김씨는 한 점포 내에서 ‘부대찌개 전문점’과 ‘두루치기 전문점’을 함께 하면서 요즘 월평균 4000만원 매출에 1000만~1200만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점심 시간에는 인근 회사원들을 상대로 수제 햄부대찌개·해물부대찌개를 팔고, 저녁에는 술을 찾는 이들을 위해 삼겹살과 낙지·콩나물이 들어간 두루치기를 안주로 낸다. 최근 음주문화가 한자리에서 식사와 술을 겸하는 형태로 변화하면서 식사 메뉴와 술안주 메뉴를 두루 갖추고 있는 점이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궁합을 맞춰라

창업에 있어 더하기 방법은 다양하다. 판매업에 서비스업을 더하고, 외식업에 판매업을 더하는 등의 다양한 업종 결합이 가능하다.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만들고 아이템을 다양화해 기존 고객층 외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유기농 화장품 전문점 ‘닥터올가팜’(www.orgapharm.co.kr)은 매장 내에서 피부 관리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면서 매출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화장품 판매점에 피부 관리 서비스 기능을 더한 것이다.

윤동연 대표는 “화장품을 취급하다 보니 손님 중에 아토피 같은 피부 트러블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유기농 화장품과 피부 관리 서비스를 동시에 하면서 고객들의 만족도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친환경 실내 환경관리업체인 ‘에코미스트’(www.ecomist.co.kr)는 점포나 사무실 등에 자동 향기 분사기를 설치해 준 뒤 천연향을 정기적으로 리필해 주거나 자체 개발한 향 공조 시스템을 건물 공조기에 설치해 주는 서비스를 하는 업체다. 최근엔 피톤치드 스프레이나 비누·치약 같은 제품을 함께 판매해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도시락 전문점으로 유명한 한솥도시락(www.hsd.co.kr)은 테이크아웃으로 도시락을 팔면서, 점포 안에 음료수나 컵라면 등의 제품을 비치해 팔고 있다.

아이템 더하기도 업종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 중이다. 영어 놀이 카페를 표방하는 ‘키즈리퍼블릭’은 어린이 놀이터에 원어민 영어 교육과 엄마들을 위한 카페 기능을 보탰다.

팬시문구 복합매장 ‘색연필’은 문구·팬시 판매점을 기본으로 하면서 도서나 DVD 대여점·잉크 충전방·액세서리 판매점의 기능을 추가했다.

정체성은 지켜라

아이템 더하기는 매출 증대 효과는 있지만 자칫 점포의 정체성을 흐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서울 강남에서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던 장모(40)씨는 매장 내에 따로 공간을 마련해 네일 아트숍을 추가했다. 여성 고객들이 많은 점에 착안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은은한 커피 향이 감돌아야 할 매장에 매니큐어나 아세톤 냄새가 코를 자극하면서 손님들의 항의까지 들어왔다. 일부 고객은 들어왔다가 커피숍이 아닌 줄 알고 나가기도 했다. 궁합이 맞지 않는 서비스를 추가한 것이 잘못이었다.

강병오 대표는 “상호 보완성이 높은 아이템을 접목하는 것이 좋다”면서 “이 경우도 주력 아이템의 매출 비중은 70% 이상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주력 아이템이 뚜렷하지 않을 경우 자칫 매장의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추가 비용이 매출 증대 효과보다 커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기존 인테리어를 최대한 활용하고,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으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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