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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TV가이드] 한국 고전영화 DVD로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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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면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다 -.

최근 출시된 한국 고전영화 컬렉션 DVD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이 그간 자료원에 보관됐던 한국 고전영화를 DVD에 담기 시작했다. 그 신호판으로 최인규 감독의 '자유만세'(1946년)와 김기영 감독의 '양산도(사진)'(55년) 두 편이 나왔다. 이번 DVD는 한국 영화계의 자료관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00여년의 역사가 있건만 관리 소홀, 인식 부족 등으로 원작이 별로 남아있지 않는 충무로 현실에서 영화의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일깨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적 가치도 만만찮다. 책에서나 보았던 한국 영화사의 주요 작품을 일반 관객도 손쉽게 접근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물론 막 첫걸음을 뗀 한국 고전영화 DVD 시리즈가 순조롭게 이어진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예산의 뒷받침도 필요하다. 영상자료원 측은 올해 두 편을 추가로 낼 계획. 일단 저작권이 만료된 57년 이전의 작품을 선별해 DVD로 선보일 작정이다.

'자유만세'는 8.15 해방 직후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 인물들이 항일과 광복을 소재로 만든 첫 영화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DVD에는 전문가들의 영화 소개, 인터뷰 등도 실려있다. '양산도'는 신상옥.유현목 감독과 함께 60년대 충무로를 이끌었던 김기영 감독이 두 번째로 연출한 장편영화. 하층민의 사랑과 이를 위협하는 상류층의 삼각관계를 그렸다. 이번 DVD는 화질 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하다. 원작 필름의 상태가 양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향후 이 부문에 대한 기술적 보완이 요청된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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