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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푹 빠진 야구선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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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프로야구에도 ‘스마트폰 열풍’이 거세다.

스마트폰은 더그아웃과 버스 안 풍경을 바꿔 놓았다. 스마트폰이 있으면 손쉽게 웹서핑을 할 수 있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스마트폰의 응용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선수들이 자리에 앉아 무언가에 골똘히 집중하는 모습은 요즘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어학 앱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야구게임을 즐기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선수도 있다.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도, 30대 중반 이상의 베테랑도 스마트폰을 즐기기는 마찬가지다. 2010년 야구선수들의 ‘스마트폰 생활백서’를 알아봤다.


◆영어공부 삼매경=KIA 투수 이대진(36)은 요즘 어학 앱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원정경기를 떠나는 심야 버스 안에서 이용하기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이대진은 “스마트폰 하나면 영어책이 필요 없다. 언제 어디서든 꺼내 볼 수 있어 편리하다”고 자랑한다. 주로 사용하는 앱은 아이폰의 단어 공부 프로그램인 ‘업앤드다운(up&down)’이다.

이대진은 영어공부를 한 덕에 요즘 외국인 동료(아킬리노 로페즈, 로만 콜론)와 대화의 물꼬도 트였다고 했다. 그는 “팀워크를 쌓는 데 대화만큼 좋은 게 없다. 요즘 스마트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진은 후배들에게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미리 영어공부를 시작해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야구도 ‘스마트’하게=넥센 강정호(23)는 야구게임 앱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요즘 즐겨 하는 야구게임은 ‘2010 프로야구’다. 타자 캐릭터를 주로 선택해 게임을 즐긴다는 강정호는 “쉬는 시간에도 한 번 더 상대 투수의 볼 배합을 고민해 볼 수 있다. 비록 게임이지만 실전처럼 어떤 구질이 올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기예보 앱을 활용하는 선수도 많다. LG의 박경수(26)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날씨 위성사진을 받아본다. 경기에 맞춰 몸을 풀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우천 취소가 잦은 7~8월에 특히 활용도가 높다.

◆실시간 채팅 재미에 푹=최근 은퇴를 선언한 삼성 양준혁(41)은 대표적인 ‘얼리어답터’다. 그는 요즘 트위터를 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트위터로 ‘원정 버스 생중계’를 해서 팬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양준혁은 트위터에 “여기는 원정 버스. 나는 운전석에서 둘째 자리에 있고, 맨 뒷자리에는 박한이·최형우·조동찬이 앉아서 간다”며 생중계를 했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트위터를 하며 팬들과 소통한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하루 2시간 정도 트위터하며 보낸다”고 말했다.

한화 유원상(24)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동료들과 경기 내용이나 몸 상태 등을 체크한다. 전화를 하지 않아도 쉽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유원상은 임태훈(두산), 박현준(LG) 등 절친한 선수들과 경기 내용을 가지고 채팅하는 게 취미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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