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내 생각은…

‘타블로 논란’의 교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타블로 논란’은 사회문제의 결정체이며 더 심각해질 수 있기에 심히 걱정스럽다. 진실을 알고 싶다는 미명 아래 네티즌들은 익명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모욕과 협박을 서슴지 않는다. 자살을 권유하고 가족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글도 있다. 집단적 광기처럼 보이는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날까. 시발점은 일부 네티즌의 사소한 의혹이었다. 그것이 폭력적으로 확대 재생산됐다. 대부분은 일부 악의적인 네티즌들의 논리를 믿고 실수한 것으로 믿고 싶다.

우리 사회 전반의 폭력과 경쟁 문화, 물질주의, 불신풍조와 학벌 위주의 사회는 우리의 정서와 인성을 왜곡시킨다.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은 욕구 불만과 분노가 쌓여 폭력적이 된다. 남을 인정하고 배려하기보다는 비난하고 질시한다. 이런 네티즌들에게 인터넷은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욕구 불만과 공격성을 표출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지금처럼 인성교육이 실종돼 윤리의식과 판단력 및 자기통제력을 길러주지 않는 한, 실질적인 인터넷 윤리교육을 강화하지 않는 한, 악의적인 네티즌에 대한 벌이 강화되지 않는 한 타블로 논란과 유사한 사건은 계속될 것이다. 내 자녀, 우리 가족도 안전할 수 없다. 부모·학교·사회가 해야 할 일을 어떤 이유로도 미뤄서는 안 된다. 타블로 논란이 주는 교훈이다.

임정희 (사)밝은청소년 이사장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