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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볼리비아 리튬 개발 MOU 체결] 남은 두 가지 핵심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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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이 볼리비아 우유니 염호의 리튬 개발사업에 한 발짝 다가섰다. 후안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 ‘우유니 소금광산의 증발자원 산업화 연구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26일 체결했다.

내년 초에 가동되는 볼리비아의 시험 설비 운영에도 한국 기술진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우유니 리튬전쟁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경쟁국들보다 한 발짝 앞서게 됐다.

그렇다고 한국이 독점 개발권을 손에 넣은 것은 아니다. 개발사업까지는 두 가지 핵심 과제가 남아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이 점을 강조했다.

하나는 파트너십이다. 보통 개발도상국의 자원 개발에선 자본과 기술을 댄 선진국 기업들이 독점 개발권을 보유한다. 생산된 자원을 어떻게 처리하든 자원부존국에서 간섭할 수 없다. 하지만 볼리비아는 자원 개발권을 모두 국유화한 상태다. 대신 현지에 공장을 세워 함께 운영하라는 것이다. 자국의 고용을 늘리고 자원을 가공하는 데서 나오는 부가가치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한국은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특사 자격으로 볼리비아를 세 차례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은 “한국은 상업·투기적 관점에서 접근했다가 이용이 끝나면 떠나 버리는 선진국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른 하나는 청정기술이다. 경기도만 한 넓이에 하얀 소금밭이 끝없이 펼쳐진 우유니 호수는 볼리비아의 가장 중요한 관광자원이다. 호수를 훼손하지 않고 리튬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이 제안한 세 가지 추출 방식은 증발을 많이 줄이거나 아예 생략해 고지대인 볼리비아에 적합하면서도 친환경 면에서도 상당한 평가를 받았다.

모랄레스 대통령도 “한국의 뛰어난 기술력을 봤고 그에 적합한 판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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