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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187> 자외선 차단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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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중앙포토]

‘피부가 희면 7가지 허물을 감출 수 있다’는 일본 속담을 아시나요? 우리나라에도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는 속담이 있지요. 봄볕이 더 따갑고 피부가 타기 쉽기 때문에, 딸 대신 며느리에게 쬐인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하얀 피부’는 예부터 미인의 조건 중 첫째로 꼽혔습니다. 햇볕이 피부를 손상하는 것은 자외선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자외선을 막아주는 자외선 차단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진경 기자

자외선 A·B·C 중 피부 손상 주는 주범은 ‘B’

흔히 ‘햇볕에 피부가 탄다’고 말하지만, 피부를 태우는 건 햇볕 중 극히 일부분인 자외선이다. 자외선은 살갗을 태우고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준다. 태양이 방출하는 빛 에너지는 광범위한 파장을 갖고 있다. 파장에 따라 감마선,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라디오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 자외선(紫外線·Ultra Violet Rays)은 가시광선의 보라색(자색)보다 파장이 짧은 광선이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기준에 따르면 파장이 320∼380나노미터(nm: 1nm는 10억분의 1m)로 가장 긴 자외선A와 자외선B(290∼320nm), 자외선C(200∼290nm)로 나뉜다. 성층권에 존재하는 오존층은 해로운 자외선이 지구 생명체에 도달하는 걸 막아준다. 하지만 오존층이 흡수하지 못하는 자외선도 있다. 자외선A가 그렇다. 자외선A는 비교적 에너지량이 적지만 오래 노출될 경우 피부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를 태우는 주범은 자외선B다. 자외선B는 대부분 오존층에 흡수되지만 일부는 지표면에 도달한다. 동물체의 피부를 태우고 피부 조직을 뚫고 들어가며, 피부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나쁜 역할만 하는 건 아니다. 인체에 필수적인 비타민D 생성을 도와준다. 자외선C는 눈의 각막을 해칠 수 있다. 하지만 오존층에서 거의 모두 흡수되기 때문에 위험은 덜한 편이다.

자외선 강도는 적도 부근으로 갈수록, 고지대일수록, 내륙보다는 해안에서,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더 높다. 또 겨울보다는 여름에, 하루 중에서도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까지의 자외선 양이 가장 많다. 구름이 낀 날 자외선의 양은 맑은 날의 50% 정도다.

SPF는 자외선B, PA는 자외선A 차단 정도 나타내

자외선 차단제 표면에는 ‘SPF 30’, ‘PA ++’와 같은 알쏭달쏭한 수치가 표시돼 있다. SPF와 PA는 해당 제품이 자외선을 얼마나 차단하는지 나타내주는 지수다. 측정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현재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사람에게 인공 자외선을 쪼여 차단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SPF(Sun Protection Factor)는 자외선B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197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도입해 표준화되기 시작했다. 이 지수는 ‘최소홍반량’과 관계가 있다. 최소홍반량(MED, Minimum Erythemal Dose)이란 자외선B를 사람의 피부에 쬐고 16∼24시간이 지난 뒤, 쬔 부위의 대부분에 붉은 반점이 생길 수 있는 최소한의 자외선량이다. SPF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피부의 최소홍반량을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피부의 최소홍반량으로 나눈 값이다. 이 값이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은 것이다. 보통 SPF 지수가 1씩 증가할 때마다 자외선 차단효과가 20분 더 증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SPF 30’이란 30 곱하기 20분, 즉 600분(10시간) 동안 자외선을 차단한다는 뜻이다.

SPF 지수는 2부터 50까지 표시할 수 있다. 수치상으로는 SPF 100 이상의 제품도 나올 수 있지만, 실제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능에 있어서 50 이상은 큰 차이가 없다. 그 때문에 현행 규정에서는 SPF 50을 넘는 수치는 모두 ‘SPF 50+’로 통일해 표기하도록 돼 있다.

PA(Protection grade of UV-A)는 자외선A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이는 ‘최소지속형 즉시흑화량(MPPD, Minimal Persistent Pigment Darkening Dose)’에 따라 결정된다. 최소지속형 즉시흑화량이란 자외선A를 사람의 피부에 쬐고 2∼4시간 뒤, 쬔 부분에 희미한 검은 반점이 나타나는 최소한의 자외선 양이다. PA 역시 제품을 바른 피부의 MPPD를 바르지 않은 피부의 MPPD로 나눈 값이다. 이 등급은 PA+, PA++, PA+++ 세 가지로 나타낸다. +가 많을수록 자외선A 차단효과가 높다.

이외에 자외선 차단 정도를 나타낼 때 내수성, 즉 물에 견디는 정도를 표시하기도 한다. ‘내수성’이라고 표기된 제품은 물속에서 약 1시간, ‘지속 내수성’이라고 표기된 것은 약 2시간 효과가 있다.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식약청은 일상생활을 할 때는 SPF 10 전후, PA+ 정도를 추천한다. 비교적 장시간 실외활동을 할 때는 SPF 10∼30, PA++가 좋다. 장시간 강한 자외선 아래에 있어야 할 때는 SPF 30 이상, PA+++ 정도의 차단효과를 가진 제품을 써야 한다. 피부 타입도 고려해야 한다. 건성 피부는 정상 피부에 비해 더 높은 수치의 차단제를 바르는 게 좋다. 햇볕에 민감한 과민성 피부는 같은 시간 동안 자외선에 노출되더라도 정상 피부나 건성 피부에 비해 더 강한 차단제를 이용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 연 매출 500억 늘어 3000억 될 듯

자외선 차단제는 화장품이다. 단, 앞에 ‘기능성’이라는 말이 붙는다. 2000년 7월 화장품법이 시행되면서 ‘기능성 화장품’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자외선 차단제를 제조하거나 수입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안전성·유효성 관련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식약청에서 허가를 받은 자외선 차단 성분은 2000년 당시 글리세릴파바 등 18종이었으나 현재 29종으로 확대됐다. 자외선 차단제 심사 건수는 2007년 1000건을 넘은 뒤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외선 차단제의 총 매출액은 약 2500억원이었다. 올해는 약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전체 화장품 시장 성장률은 5%대였던 데 비해 자외선 차단제 시장은 7%대의 성장률을 보였다. 그것도 순수 자외선 차단제만 계산했을 때 그렇다. 파운데이션·립스틱 등 다른 종류의 화장품에 부수적으로 들어간 차단제까지 합치면 시장 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청,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리아나화장품

자외선 차단제 이것이 궁금하다!

Q SPF 수치가 낮은 제품을 여러 번 덧바르는 것과, 높은 제품을 한 번 바르는 것 중 어느 것이 효과가 더 높은가요?

A 수치가 높은 제품을 한 번 바르는 게 더 효과가 높습니다. 차단 시간이 비슷하다고 해도, 수치가 높은 제품은 피부 깊이 파고드는 자외선을 더 완벽히 차단할 수 있어요.

Q 흐린 날도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구름 낀 날도 자외선B는 평소의 50%가량이 피부에 도달해요. 특히 자외선A는 구름과 관계없이 피부에 닿기 때문에 차단제를 발라야 합니다.

Q 외출 직전에 차단제를 바르는 게 좋은가요?

A 외출하기 최소 30분 전에는 발라야 합니다. 바른 즉시 밖에 나가면 햇빛에 의해 차단제가 증발돼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이죠. 미리 바른 뒤 피부에 완전히 흡수되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Q 자외선 차단 제품에는 크림, 파우더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 효과가 같은가요?

A 수치가 같다면 차단 효과는 같습니다. 하지만 크림에 비해 파우더는 흡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활동 중 차단제가 벗겨지기 쉽죠. 따라서 크림의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된다고 볼 수 있어요.

Q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피부가 왜 하얗게 되나요?

A 자외선 차단제에는 티타늄옥사이드, 징크옥사이드 등의 성분이 들어있어요. 이 성분의 색깔이 하얗기 때문에 차단제를 바르면 피부가 하얘진답니다. 제품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에요.

Q 자외선 차단제는 얇게 펴 발라도 되나요, 아니면 듬뿍 발라야 하나요?

A 피부가 하얗게 보일 정도로 듬뿍 발라야 자외선 차단 효과가 제대로 나타납니다. 차단 지수는 피부 1㎠당 2㎎의 차단제를 발랐을 때를 기준으로 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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