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회장]"현정부와 갈등 그룹해체 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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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해외에 장기 체류 중인 대우그룹 김우중(金宇中·66)전 회장은 최근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조기 귀국할 의사는 없으며 재산 해외도피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金전회장은 한 동남아 국가의 수도 인근에 있는 별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 정부와의 갈등이 대우그룹 해체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대중 정권의 신흥 관료체제 가치관과의 갈등이 (그룹 해체의)근원이 됐다"며 "특히 나는 그들(현정부)을 믿었지만 그들은 너무도 성급했으며,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어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산 해외도피 의혹에 대해서도 金전회장은 "평생 개인의 영예나 이득을 생각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서만 열심히 일하고 살아온 나를 파렴치한 사기꾼으로 몰고 해외로 재산을 도피시켰다고 하는 것 등은 일방적인 매도"라고 반박했다.

특히 조기 귀국 여부와 관련해 그는 "귀국은 이미 사치가 돼버렸다"며 "내가 지금 귀국해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명예회복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당분간 해외 체류를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金전회장의 한 최측근은 "문화일보 인터뷰 기사는 金전회장과 친분이 있는 도올 김용옥 기자가 (장소는 알 수 없지만) 수개월 전 개인자격으로 만나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것으로 안다"며 "그것이 기사화 돼 당혹스러우며 또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金전회장은 장유착 증세로 인해 한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73㎏이었던 몸무게가 63㎏으로, 허리도 29인치 정도로 줄어드는 등 무척 수척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金전회장은 대우 사태 발생 직후인 1999년 10월 중국 옌타이(煙臺) 자동차부품공장 준공식 참석 명목으로 출국한 이래 해외에서 은둔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경찰청에서는 26일 태국 경찰주재관을 통해 金전회장이 지난 11월 16일 태국에 입국했다가 12월 1일 로마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표재용 기자

pjyg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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