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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수준 복지가 성공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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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일선에서 경쟁하는 직원들의 복지를 최대한 배려하면 생산성 등 모든 능률이 쑥쑥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BMS의 이희열(37·사진) 사장이 밝히는 초고속 성장의 비결이다.

항암제 '탁솔'을 만드는 다국적 제약사 BMS의 한국 지사인 이 회사는 1999년 2백20억원이던 매출이 올해는 1천억원을 바라본다. 매년 50% 넘게 성장했다. BMS의 전세계 65개 지사 중 매출 성장률뿐 아니라 1인당 생산성도 1위이고 이직률이 제일 낮다.

李사장은 이런 결과의 원동력을 "최고의 복지제도를 마련해 직원들에게 자신을 제일 아끼는 회사라는 느낌을 줘 소속감을 강화시킨 것"이라고 말한다.

올 초에는 비행기 두 대를 전세내 2백여명의 직원 전체가 부부동반으로 호주에 5박6일 여행을 다녀왔다. 이곳저곳 돌아다녀야 하는 영업사원 1백33명 전원에게는 1천5백㏄급 승용차를 한 대씩 줬다. 영화·공연 관람, 놀이공원 등 여가 활동 비용도 월 10만원씩 실비 정산해 준다. 내년부터는 생일에 쉬게 할 계획이란다.

근무에도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했다. 출퇴근 시간이나 복장 규정은 없다.

"열흘쯤 직원이 안보여도 '어디서 일하고 있겠거니' 생각합니다. 믿어주면 그만큼 성과를 내게 마련이지요."

지난 14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3주간은 전 임직원이 휴가다.

"미국 직원들이 이 기간에 놉니다. 같이 놀고서도 한국BMS가 더 좋은 실적을 올리면 한국인의 우수성을 본사에서 깨닫고 우리 직원들을 다른 지역의 마케팅 이사 등 고위직에 발탁하지 않겠습니까."

연말이면 2백여 직원에게 보내는 연하장을 일일이 손으로 쓴다. 올해 결혼한 직원, 이사한 직원 등 상대마다 내용이 모두 다르다. 12월 한달은 퇴근 후 매일 세시간씩 연하장 쓰는 데 매달린다고 한다.

"저야 카드나 쓸뿐이죠. 그래도 직원들이 좋은 성과를 내주니 행복한 CEO란 생각도 듭니다."

李사장은 미국 애리조나대를 졸업하고 스물다섯살이던 1990년 다국적 제약사 머크사의 본사에 입사했다.

머크사에서 2년7개월 만에 이사가 돼 가장 빠른 승진 기록을 세웠다. 한국BMS에는 97년 설립 당시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글=심재우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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