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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금융용어 알기 쉽게 바뀐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권원보험→부동산권리보험

보호예수→별도보관

개호비→가정 간병비

롤 오버→만기연장

잔존만기→남은 기간

전매·환매→되팔기·되사기

'거래선·권원보험·보호예수…. '

일본식 표현이거나 이해하기 어렵고 알쏭달쏭한 금융용어들이다. 내년부터 이 용어들은 '거래처·부동산권리보험·별도보관'으로 바뀐다.

금융감독원은 25일 금융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같은 용어 1백70개를 대체할 새 용어를 선정하고, 금융회사들에 새 용어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금감원은 조만간 새 용어를 소개한 책을 발간할 예정이며 홈페이지(www.fss.or.kr)에도 게재할 방침이다.

◇일본식 용어부터 바꾼다=대표적인 일본식 말이 '권원보험(權原保險)'이다. 부동산을 거래할 때 발생할지 모르는 손해를 보상해주는 보험을 말한다. 부동산 관련이므로 이에 맞도록 고쳐졌다.

또 보험사에서는 '개호비(介護費)'란 말을 즐겨 쓴다. 병 간호를 뜻하는 일본식 표현인 데다 웬만한 국어사전에는 나오지도 않는 말이다. 이제부터는 '가정 간병비'로 바뀐다.

'지불·선불·후불'이란 표현도 '지급·선지급·후지급'으로, 잔고도 금액의 경우 '잔액'으로 수량인 경우 '잔량'으로 대체된다.

◇영어는 번역, 한자는 풀어서=요즘 사용되는 영어 표현 중 대표적인 것이 '롤 오버(role over)'와 '서킷 브레이커스(circuit breakers)'다.

롤 오버는 금융회사가 만기에 이른 빚을 연기해주는 조치를 말하며 서킷 브레이커스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락할 경우 매매를 일시중지시키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들이 알기 쉽게 각각 '만기연장' '일시 매매정지'로 대체된다. 롱포지션→매수 포지션, 숏포지션→매도 포지션 등도 영어 표현의 개선이다.

어렵고 불필요한 한자용어는 우리말로 풀어서 사용된다. 예컨대 증시에서 '보호예수(保護豫受)'란 말이 자주 나온다. 시장에 상장·등록된 기업의 대주주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증권사가 증권예탁원에 주식을 맡겨놓는 것을 말한다. 금감원은 '별도보관'으로 대체해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전매(轉賣)·환매(還買)' 역시 '되팔기·되사기'의 우리 말로 표현된다.

◇우리 말 표현도 쉽게=금감원은 가능하면 쉬운 말로 고쳤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컨대 '상환하다'를 '갚다'로,'날인하다'는 '도장을 찍다'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또 '잔존만기'는 '남은 기간','과당경쟁'은 '지나친 경쟁','교부'는 '내줌','수수(授受)'는 '주고받음','계상(計上)'은 '계산하여 반영'으로 바뀐다.

정선구 기자

su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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