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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두 대분 … ‘김태호 자료’ 폭탄 맞은 경남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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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1일 오전 경기도 수원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에서 열린 서울대 농업교육과 김성수 교수 정년퇴임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한 뒤 김 교수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24~25일)를 앞두고 경남도청이 때아닌 ‘자료 폭탄’을 맞았다.

22일 국회와 경남도청에 따르면 국회 인사청문회 위원들이 경남도에만 요구한 김 후보자 관련 자료는 230여 건에 달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220여 건)나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150여 건)에 대한 국회의 총 요구 자료 건수보다 더 많다.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위원들의 총 자료 요구 건수는 789건이다. 경남도가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자료 요청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도의 한 관계자는 “국회 인사청문 위원마다 김 후보자의 도지사 재임 6년간 정책·예산·인사 자료를 통째로 요구해 트럭 한 대 분량을 이미 서울로 보내고, 한 대를 더 준비했다”고 말했다.

경남도청이 자료 폭탄을 맞은 건 김 후보자의 도지사 시절 행보가 관심의 초점이 되기 때문이다. 국회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에는 후보자와 가족의 납세 내역, 후보자 부인의 수행 일지, 후보자의 사택 구입비, 2007년 당시 김 지사의 방북 경비 등 온갖 개인 자료가 총망라돼 있다. 김 후보자 측근인 안상근 총리실 사무차장(전 정무부지사)의 출장 내역까지 포함됐다. 이 자료들은 야당이 제기한 각종 의혹과 관련돼 있다.

공교롭게도 경남도는 6·2 지방선거를 계기로 김 후보자의 야권 라이벌 격인 김두관 지사 체제로 바뀌어 있다. 그 때문에 김 후보자 측에선 “혹시라도 경남도에서 ‘삐딱한’ 자료를 국회로 보낼 경우 청문회장에서 예상치 못한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한 측근은 “도지사 혼자 도정을 결정했던 게 아닌 만큼 특이한 내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도를 떠난 지금은 경남도에서 무슨 자료를 보내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는 22일 김 후보자가 의혹 제기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한 데 대해 “청문회에서 이런 건방진 일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대통령 후보나 된 것처럼 겸손하지 못하고 손이나 번쩍 올리는 사진이나 나오는 것은 건방진 모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태호, 서울대 은사 퇴임식 참석=김 후보자는 토요일인 21일 서울대 농업교육과 은사인 김성수 교수의 정년 퇴임식에 참석했다. 그는 축사에서 “학창 시절 정치를 하고 싶다는 말에 교수님은 ‘농촌 지도사부터 해라. 자전거에 막걸리 싣고 농민과 주민의 마음을 얻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조언하셨다” 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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