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칼럼] 아랫배 묵직하고 답답할 땐 쑥·박하 넣고 좌훈 해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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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인선 원장

여름휴가를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가 요요가 찾아와 걱정인 사람이 많다.

『동의보감』에 보면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10가지 병 중 9가지가 담에서 비롯된다는 의미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담(痰)에는 풍담(風痰)·기담(氣痰)·열담(熱痰) 등 다양한 담이 있으며, 그중 습담은 비만과 관련 있다.

습담(濕痰)이란 습한 기운이 담처럼 쌓였다는 뜻. 우리 몸속에 있는 비장은 영양소를 공급하고 각종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비장에 문제가 생겨 불필요한 지방이나 수분을 배출하지 못하면 습담이 돼 몸 안에 축적된다. 습담은 지방으로 뭉쳐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식사요법이나 운동만으로는 쉽게 배출되지 않는다. 또 습담의 원인인 비장을 치료하지 않으면 다시 습담이 쌓이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가스가 차서 배가 더부룩해지거나 아랫배가 묵직하고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몸에 부기가 심해 아침엔 늘 입던 바지가 잘 맞지 않거나 반지도 잘 안 들어가는 사람은 습담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체내에 쌓인 습담은 비장의 기능을 더욱 악화시키고 소화 및 장 기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습담이 심해지면 어지럼증이나 의욕 저하, 성욕 감퇴 등의 증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의 치료를 위해선 먼저 몸 안에 쌓인 습담을 배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한약과 한방요법을 적절히 병행한다.

예컨대 계지 등이 들어 있는 한약을 복용한 뒤 애엽(말린 쑥)·박하 등을 이용한 좌훈을 실시한다. 또 땀으로 습담을 배출하도록 돕는 치료를 하거나 해독작용을 하는 복령(소나무 뿌리에 자생하는 버섯류), 대황이 들어 있는 한약을 복용토록 한다. 습담이 쌓인 부위에 지방을 분해하는 금침과 수침을 시술해 습담이 경락을 따라 대소변으로 배출하도록 돕기도 한다. 침은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또 좌훈은 노폐물을 제거해 얼굴 혈색을 맑게 하고 몸이 가벼워지는 효과가 있다.

습담 치료는 이미 생긴 습담을 제거하는 것 외에 다시 습담이 생기지 않도록 비장을 강화하는 치료를 같이 해 줘야 한다.

광동한방병원 로하티센터 두인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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