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Anycall프로농구]조성원-김영만 빅딜 일단 불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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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프로농구 LG 세이커스 조성원과 SK 나이츠 김영만이 유니폼을 바꿔 입을 뻔했다.

성사 직전까지 갔던 이 대형 트레이드는 한 스포츠신문에 보도되면서 일단 불발이 됐다. 양팀은 "민감한 트레이드 사안을 상대방이 유출했다"고 서로 주장하며 감정이 상한 상태다.

트레이드는 먼저 나이츠가 제의했다. 모비스에서 이적한 김영만이 팀과 잘 어울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포인트가드 황성인과 거북한 사이였다. "내가 팀의 리더"라는 김영만의 생각에 황성인이 동의하지 않았다. 황성인은 서장훈과 함께 뛸 때도 포인트가드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을 버리지 않은 강골이다.

그러자 김영만이 공식 인터뷰에서 "공이 잘 안 돌아 경기하기 어렵다"고 받아쳤다. 슈터의 능력을 최대한 키워주는 강동희의 패스를 받다가 황성인의 패스를 받으려니 답답하기도 했을 것이다. 두 선수는 더욱 틀어졌고 나이츠는 꼴찌로 떨어졌다. 결국 최인선 감독은 김영만을 버리고 젊은 스몰포워드 이한권을 키운다는 결단을 내렸다.

나이츠는 조성원보다 젊고, 키가 크며, 연봉도 싸고, 수비가 강한 김영만을 보내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하면서도 트레이드 제의를 했다.

하지만 LG가 딴청을 부렸다. LG측은 1등인데 굳이 변화할 필요가 없고 내분으로 다급한 나이츠의 약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산이었다. LG 김태환 감독이 특히 소극적이다. 그는 초라한 자신의 이력을 화려한 공격농구로 꽃피우게 했던 조성원을 의리상 보내기가 쉽지 않았다. 중앙대 감독 출신으로 조우현·강동희에 이어 또다시 중앙대 출신 김영만을 영입한다는 모양새도 부담스러웠다.

두 팀은 막판 흥정 중인 24일 보도와 함께 파국을 선언했다. 하지만 완전히 불발탄이 된 것은 아니다. 트레이드 마감일인 내년 1월 18일까지 언제 터질지 모를 지뢰처럼 숨을 죽이고 있을 뿐이다.

장일 경인방송 해설위원은 "우승으로 달려가는 올시즌 LG가 김영만이라는 새로운 병기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이츠는 아직도 LG의 OK 사인을 기다리고 있다. 트레이드설이 불거진 상황에서 김영만이 팀과 화해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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