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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수익률 도달하면 주식형에서 채권형으로 변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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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호 24면

펀드 장기 투자를 강조하는 이들의 논리 중 하나는 ‘복리효과’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는 힘이 세다. 미국 뉴욕 맨해튼 땅을 놓고 벌인 네덜란드인들과 인디언들의 거래는 단골 사례다. 인디언들이 24달러어치 구슬을 받고 섬을 팔아 “어리석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복리효과를 감안해 계산하면 구슬의 가치는 현재 맨해튼 땅값보다 비싸다. 인디언들이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런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을 찾기 어렵다. 복리효과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력을 발휘하는데, 예금 등 대부분 금융상품은 만기가 길어야 3~5년이다.

이 주일의 HOT 금융상품 - 목표전환형 펀드

예금과 달리 펀드는 이론상 만기가 없다. 흔히 적립식 펀드의 만기라고 생각하는 3년은 은행이 임의로 설정한 자동이체 기간일 뿐이다. 원할 때까지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중간에 마이너스 수익이 나서는 안 된다. 원금을 까먹으면 복리효과는 힘을 잃는다.

예를 들어 어떤 펀드가 첫해에 10% 수익, 이듬해엔 20% 손실, 그 다음해에는 20% 수익을 올렸다고 치자. 얼핏 보면 1000만원을 투자하면 3년 후에는 총 10% 수익을 올려 100만원을 벌었을 것 같다. 그런데 아니다. 총 56만원 수익(100만원 수익, 220만원 손실, 176만원 수익)에 그친다. 원래 예상했던 것에서 44만원이 빈다. 중간에 원금을 까먹어 이런 일이 벌어졌다.

따라서 원금을 안 까먹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등장한 게 목표전환형 펀드다. 이 펀드는 일정기간 주식에 투자한 뒤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주식을 팔아 채권으로 갈아탄다. 특정 기간에 쌓은 고수익을 고정한다는 점에서 과거 ‘스폿 펀드’와 닮았다. 그러나 스폿펀드가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해산하는 데 반해 목표전환형 펀드는 당장 환매하는 게 아니라 채권 투자를 한다. 스폿펀드와 닮은 꼴로는 최근 ‘스폿 자문형랩’이 인기다.

목표전환형 펀드의 사례로는 ‘푸르덴셜TOP그룹플러스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펀드’가 있다. 국내 7개 대표그룹(삼성·현대차·LG·GS·LS·LIG·SK그룹)과 포스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다. 기간별로 정해진 목표 수익률(설정일~1년 이하 10%, 1년~1년6개월 13%, 1년6개월~2년 15%, 2년~2년6개월 18%, 2년6개월~3년 20%)을 달성하면 들고 있는 주식을 모두 팔아버리고 채권으로 갈아탄다. 최근 삼성자산운용은 인도네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목표전환형으로 내놨다. 목표수익률이 10%에 도달하면 국내 우량채권 투자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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