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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팝 3총사 "R&B 여왕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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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토니 브랙스턴·TLC·제니퍼 로페즈…. 모두 손꼽히는 '팝의 여왕'들이다. 새 앨범을 낼 때마다 세계에서 엄청난 판매기록을 올려 각 음반사에선 '머니 메이커'로 통하는 굵직한 가수들. 이들이 요즘 전세계적 인기 장르인 리듬 앤드 블루스 곡으로 꾸민 새 앨범을 각각 내놓았다.

◇토니 브랙스턴, '모어 댄 어 우먼'(More Than A Woman)=데뷔 11년. 전세계적으로 3천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리듬 앤드 블루스계의 확고한 대표가수다. 매력적인 중저음 목소리의 소유자인 토니는 지난 앨범 '더 히트'(The Heat) 때부터 빠른 템포의 곡들을 선보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초기 시절의 '언 브레이크 마이 하트'를 기억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부드러운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강인한 이미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단연 눈에 띈다. 첫번째 싱글곡 '힛 더 프리 웨이'를 내놓은 데 이어 두번째 싱글로는 '미 앤드 마이 보이 프렌드'를 택했다. 패러 투팍의 '미 앤드 걸프렌드'의 멜로디를 샘플링한 이 곡은 그녀 특유의 목소리와 리듬감을 만끽하게 해준다. 반면 '앤드 아이 러브 유'는 그녀의 성공을 예측하고 이끌어줬던 베이비 페이스가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곡으로 이전 그녀의 곡들처럼 비장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귀에 쉽게 들어오면서도 애잔하다.

◇TLC, '3D'=TLC는 단 3장의 앨범으로 2천7백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여성 리듬 앤드 블루스 그룹이다. 리듬 앤드 블루스와 힙합의 크로스오버를 리드한 그룹으로 팝계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앨범은 특히 4년 만에 만나는 TLC의 신작인 동시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리더 리사 로페즈(레프트 아이)의 유작 앨범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첫번째 싱글인 '걸 토크'(Girl Talk)는 리듬 앤드 블루스의 리듬감에 TLC 특유의 하모니, 강력한 비트가 조화된 곡으로 압권이다. '더티 더티', '오버 미' 등 다양한 색깔의 완성도 높은 곡들이 고루 배치돼 있다. 한곡 한곡 듣는 이를 실망시키지 않는 완성도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다양한 사운드 실험은 신선한 인상을 준다.

◇제니퍼 로페즈, '디스 이즈 미…덴'(This Is Me…Then)=역시 3장의 앨범으로 전세계에서 2천 5백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다. 2002년 11월 MTV 유럽 뮤직 어워즈에서 '최우수 여성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이번 음반은 세번째 앨범. 이전 그녀의 앨범에서 느껴지던 '라틴향'은 이제 거의 휘발된 느낌이다. 스페인어로 된 가사도 없다. 리듬 앤드 블루스와 힙합으로 옷을 갈아입은 셈이다.

흑인 음악을 코드로 내세우고 있지만 토니 브랙스턴이나 TLC의 리듬 앤드 블루스 음악과 비교한다면 팝에 가까운 색깔이다. 흑인 여성목소리 특유의 음폭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그녀의 섹시한 음색이 싱겁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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