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분양가 30%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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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같은 업체가 1년 전에 분양한 곳에서 5백m 거리에 내놓은 아파트 분양가가 무려 30%나 비싸다니…." H건설이 23일부터 분양하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죽전 7차 아파트(3백56가구)의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며 이 아파트 청약 대기자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로열층 기준으로 평당 8백37만∼8백83만원. 지난해 11월 죽전택지지구에서 같은 업체가 분양한 3차 1단지 분양가(평당 6백40만∼6백50만원)보다 평당 2백만원 이상 높다. 죽전 7차는 죽전 3차 1단지와 서쪽으로 불과 5백m 정도만 떨어져 있다. 이런데도 이번에 선보이는 32평형 분양가는 2억6천8백만원, 43평형은 3억8천만원으로 서울 강북권 아파트 분양가를 뺨치는 수준이다.

분당 신도시 K부동산중개업소 吳모(56)사장은 "이 아파트 분양가는 이 업체가 지난 4월 내놓은 죽전6차(평당 6백80만원)보다도 평당 1백50만원 이상 높다"며 "인기지역이라는 이유로 분양가를 마구잡이로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죽전 7차의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자 죽전지구 분양권 값도 들썩할 조짐이라고 그는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아파트 시행사 관계자는 "단지 인근 도로개설과 기부채납으로 간접공사비가 많이 들어간 데다 사유지인 부지를 비싸게 매입해 분양가가 높아졌다"고 해명했다. 계약자를 대상으로 실시할 중도금(60%)무이자 비용이 분양가의 4∼5%에 달하는 점과 낮은 용적률(1백99%)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청약대기자들과 부동산업자들은 죽전 7차의 토지매입비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3∼6차의 분양가에 비해 너무 높아 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각에선 죽전 7차가 분당 신도시 무지개마을과 인접해 있다는 점을 내세워 분당 아파트값 수준에 맞춰 분양가를 책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용인 1순위통장 보유자인 李모(35)씨는 "이번 죽전 7차를 많이 기대했는데 분양가가 너무 비싸 청약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기자

w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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