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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T 베스트셀러는 …디카<디지털 카메라> & 폰카<카메라+휴대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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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2002년 정보통신업계의 키워드는 '하드웨어'였다.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분야에서는 눈길 끄는 히트상품이 많지 않았지만, 하드웨어 쪽에서는 다양한 제품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월드컵·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면서 일본 등 외국의 대형 디지털가전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 디지털 하드웨어의 경쟁을 촉발시켰다. 이와 함께 PC와 연결, 활용할 수 있는 각종 디지털 기기들이 속속 대중 속으로 파고 들면서 디지털 하드웨어 시장이 '풍작'을 이뤘다. 도시바코리아 차인덕 사장은 "앞으로 PC와 디지털가전의 융합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돼 디지털 신제품의 보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PC는 2년 연속 판매가 줄었고,개인휴대단말기(PDA)·미니디스크(MD)등은 아직도 시장에 뿌리를 못내리는 등 올 한해를 어렵게 보낸 품목도 적지 않았다.

◇월드컵의 힘, 디지털TV=1999년 시장에 선보인 디지털TV는 보급 속도가 느렸다. 지난해 총 28만대 판매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디지털 본방송을 시작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올 6월 지구촌을 달궜던 월드컵은 디지털TV 보급의 일등공신이다. 세계적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와 격렬한 부딪힘이 디지털TV를 통해 생생히 전달되면서 구입 고객이 늘었다.

올 10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된 디지털TV는 51만대. 연말까지 20만대 가량이 더 팔려 올해 모두 70만대가 보급될 전망이다. 기종별로는 평면브라운관 디지털TV가 30만대 팔렸다. 프로젝션TV는 18만대가 보급됐다. 벽걸이TV(PDP★-TV)는 1만6천대,액정화면(LCD)TV는 6천대가 팔렸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업체와 소니·샤프·JVC·필립스·도시바 등 외국 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했다.

◇명장면을 잡아라, 디지털 카메라=올해 카메라업계의 키워드는 '아날로그 시대의 종언, 디지털 시대의 개벽'이다.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디지털 카메라는 총 40만대로 추정된다.

지난해(25만대)의 배 가까운 수치다. 2백만 화소대 제품이 대부분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3백만 화소대의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3백만 화소대 제품의 가격은 지난해 70만원대를 넘었으나 올 50만∼6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보급이 확산됐다.

여기에 3개월∼6개월마다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져 디지털카메라 대중화의 원년이 됐다. 올림푸스·니콘·캐논·후지필름·코닥 등 외국 업체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삼성 등에서 국내 기술의 자존심을 걸고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가정극장시대, 홈시어터=한때 홈시어터는 매니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런 믿음이 올해 깨졌다. 올 들어 홈시어터 보급이 본격화됐다.

보급 대수로는 올해 전체로 15만대가 예상된다. 총 수량으로는 많지 않지만 지난해 3만7천대에 비해 3백% 이상 성장했다.

TV를 제외한 시스템의 가격이 1백만원대 이하인 보급형 제품이 속속 선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일제히 이 시장에 뛰어든 데다 소니·샤프·JVC 등 외국 업체들도 보급형 제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 마케팅을 강화했다.

◇컬러가 지배한다, 컬러 휴대전화=올해 공급된 전체 휴대전화의 3분의 2를 컬러 전화가 차지할 정도로 색깔 공세가 심했다. 연말까지 총 1천5백만대의 휴대전화가 팔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1천만대는 컬러 전화다. 내·외장형 카메라가 탑재된 제품이 등장, 휴대전화로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지는 등 기능이 다양해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디자인이 화려한 제품이 등장한 것도 휴대전화 시장에 색깔 바람이 불어닥친 원인이 됐다. 액정화면(LCD) 회전형(로터리 타입)·슬라이드형 등 젊은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감각적인 디자인이 쏟아져 컬러전화 판매를 촉진했다.

◇고배를 마신 하드웨어들=2000년 국내 PC시장 규모는 3백30만대였다. 하지만 지난해 2백50만대 수준으로 떨어졌고, 올해도 2백20만∼2백40만대 규모로 예상된다. 2년 연속 하락세다. 세계적인 IT 불황의 여파다. PDA는 아직 시장에 뿌리를 못내리고 있다.

올해 역시 일부 영업사원·보험설계사 등을 위해 기업이 단체구입한 것을 제외하면 개인 판매는 시장을 파고들지 못해 부진하다. 미니디스크 역시 생소하다. 제품 홍보가 거의 없는 데다 경쟁 기기인 MP3플레이어에 밀려 국내 시장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김종윤 기자 yoonn@joongang.co.kr

★ PDP는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lasma Display Panel)의 약자예요.두 장의 유리판 사이에 네온·제논 등의 혼합가스를 넣은 뒤 전기를 통하면 빛이 나와 빨강·초록·파랑의 형광체를 통해 색을 띠게 되고,하나의 화소가 되어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입니다.PDP는 42인치 이상 대형 화면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하지만 값이 비싸고 빛을 나오게 하는 발광소자의 수명이 5만∼6만시간에 불과해 이 시간이 지나면 갈아줘야 한다는 게 단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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