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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대선안개판세]한나라 "서울서 앞서" 민주당 "충청서 압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판세는 안개 속이다. 지난달 27일 공식 선거운동에 접어들면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가 '후보단일화'의 효과 등으로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지난주 후반부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가 오름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양당 모두 이런 추세를 인정하고 있다.

양당의 표정은 주말을 고비로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이제 거의 따라잡았다"며 화색이 돌고 있고, 민주당은 표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행정수도 이전'과 '북한 핵'이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이는 최대 변수가 되고 있어 막판 접전이 치열하다.

李·盧후보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결과는 두고봐야 한다.

李후보 측은 "열세지역이었던 서울과 수도권에서 지난 주말을 고비로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주장한다. "盧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의 비현실성이 부각되면서 서울에선 이제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 이해찬(李海瓚)기획본부장은 "선거 막판에는 원래 격차가 좁혀지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盧후보 측은 그러면서도 PK(부산·경남)지역에서의 지지율 급상승을 예고했다. 노무현·정몽준 공동유세에 대한 기대감에서다.

양당은 승부를 가를 변수로 꼽히는 30대 후반∼40대 표심을 잡기 위해서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 판세는 40대 전반 연령대에선 盧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반면, 후반으로 가면서 지지율 역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은 "이미 40대에선 李후보가 앞섰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20~30대에선 큰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판세분석이 엇갈린다.

한나라당은 선거 초반의 격차를 완전히 따라잡았다고 주장한다. 또 "일부 여론조사에선 이회창 후보가 역전했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행정수도 이전'논란이 서울과 수도권 도시들에서, '북핵'이 경기 북부지역에서 작용하기 시작하는 등 막판 큰 쟁점들이 李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나라당은 "서울 분위기가 경기 일대로 파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의 위험성을 계속 공략하면서 盧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대표의 국정공조를 '권력 나눠먹기 야합'으로 몰아붙인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서울에서 盧후보 지지가 약간 빠졌고, 인천·경기에선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론 盧후보가 李후보를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盧후보와 정몽준 대표의 공동유세를 통해 '세대교체'와 '새 정치' 바람을 일으키는 한편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쾌적한 수도권 건설'을 위한 결단임을 부각해 나갈 계획이다.

◇충청·강원=충청권에서 노무현 후보 측은 "압승", 이회창 후보 측은 "약간 열세"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주효한 탓에 지지도가 두배로 벌어졌다"며 "정몽준 대표와의 단일화 시너지 효과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나라당은 일단 盧·鄭 단일화 밀거래 의혹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자민련 이인제(李仁濟)총재권한대행이 간담회 등의 형식으로 李후보를 지원하고 나설 경우 盧·鄭 단일화에 대응할 카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권자 1백13만여명(3.2%)의 강원에선 양당이 각각 박빙의 우세를 보인다고 주장한다.

한나라당은 북한 핵문제가 이 지역 특유의 보수성을 자극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鄭대표와의 선거공조 이후 盧후보가 취약했던 여성, 40∼50대 유권자 사이에서 바람이 일고 있다"고 반박했다.

◇PK(부산·경남)·TK(대구·경북)=李후보의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역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치열하게 공략 중이다. 대선 승부처라는 인식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12일 부산역 대규모 유세를 계기로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은 잠들었다"고 주장한다. 부산 의원들은 "盧후보 지지율을 30% 이하로 묶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민주당은 "盧후보의 잇따른 PK 공략으로 최소 40%대 득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鄭대표가 유세에 동참함으로써 이 지역 판세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는 주장이다.

TK지역에서는 李후보가 상당히 앞서고 있다는 데 양당 의견이 일치한다.

◇호남=盧후보의 압도적 우세라는 데 이견이 없다. 盧후보 측은 이 지역의 투표율을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치보복 금지와 동서화합에 호소하고 있지만 지지율이 두자리로 올라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연·강민석 기자

chois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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