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부시 집권 2기에 바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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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가 시작됐다.유일한 초강대국의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향후 4년의 세계는 그의 철학과 구상에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특히 동맹국이자 북한이라는 문젯거리를 안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의 2기 출범이 한국과 한반도에 긍정적인 바람을 몰고 올 것을 기대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법에 대해 견해를 같이했다.6자회담의 틀내에서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을 추구한다는 것이었다.우리는 부시 2기에 북핵 문제가 완결지어져 한반도에 전쟁의 구름이 걷히고 북한도 국제사회에 복귀하여 번영과 평화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한.미 양국은 북핵은 용납할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있다.다만 방법론상에선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이 같은 민족이라는 입장에서 '당근'을 중시한다면 미국은 '당근과 채찍'을 같이 사용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향후 한.미 간에는 대응책을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그러나 한.미가 50년의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사소한 이견은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다른 나라들에서 자유가 성취될 때 미국도 자유를 더욱 향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도 '북한은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언급했다. 이런 언급들로 미루어 미국은 외교에서 민주와 자유의 가치를 일종의 독트린으로서 적용할 생각이라고 보인다.이는 북한체제 '변경'과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이러한 독트린과 북한의 반발이 혹시 한반도에 긴장을 몰고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점에서 한반도의 현실과 외교원칙이 유연하고도 지혜롭게 적용되기를 기대한다.

부시 집권 1기 때 한.미 관계는 '동맹'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갈등을 빚어왔다. 우리의 이라크 파병으로 어느 정도 복원은 됐다.집권 2기에는 양국의 동맹관계가 보다 원숙한 단계로 올라가야 한다.미국도 '달라진 한국민의 대미인식'에 대해 좀더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