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안전한 친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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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5면

겨울용 타이어가 필요한 계절이 됐다.

웬만한 대도시에서는 4계절용 타이어로 겨울을 나는 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눈이 많이 오고 빙판길이 많은 강원·충청 내륙지방이나 스키장을 자주 찾는다면 타이어를 바꾸는 것이 좋다. 눈이 올 때마다 스노 체인을 붙였다 떼는 번거로움을 피하면서 보통 타이어를 사용할 때보다 제동거리를 20% 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네바퀴 모두 바꾸면 좋지만 두 개만 교체할 경우에는 동력이 전달되는 쪽의 타이어를 바꿔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서 출고되는 승용차는 대부분 전륜구동이므로 앞바퀴에 장착해야 한다. 가격은 4계절용 타이어보다 20∼30% 비싸 한 개에 10만∼15만원 선이다.

겨울용 타이어는 스터드 타이어와 스터드레스 타이어 두 종류가 있다.

스터드 타이어는 노면과 맞닿는 타이어의 표면에 구멍을 뚫어 스파이크를 박은 것이다. 눈길·빙판길을 찍어차며 달릴 수 있어 고갯길을 오를 때 특히 유용하다. 그러나 승차감이 떨어지고 도로에 손상이 많이 간다.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일반용 타이어로 갈아줘야 하는데 이 같은 번거로움 때문에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다.

스터드레스 타이어는 스파이크를 박지 않고 타이어 표면에 미세한 홈을 많이 만들어 타이어가 접지면을 움켜쥐듯 긁어주는 방식이다. 낮은 온도에서도 고무의 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특수 배합고무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용 타이어 시장을 차지하려는 업체끼리의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시장에 내놓은 '노르딕 3000'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타이어 표면 1㎤에 17만개의 미세한 구멍(마이크로 셀)이 뚫려 있는 발포고무로 만들어져 눈길에서도 밀착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운다. 시속 1백90㎞까지 달려도 타이어의 성능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도 강조한다.

이 회사 문정수 차장은 "제동력이 높은 대신 승차감이 떨어지고 소음이 많은 겨울용 타이어의 결점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전용 타이어 '아이젠 KW15'를 선보였다. 지금까지 겨울용 타이어는 승용차나 4륜구동 전용으로 SUV전용은 이 제품이 처음이다. 이 타이어는 온도가 바뀌어도 재질 변화가 적은 4세대 고무 실리카를 원료로 사용했다. 실리카는 겨울철에 부드러운 고무의 성질을 유지하면서도 마찰력이 높아 바퀴가 헛도는 것을 줄여준다.

조재석 부장은 "사람의 발바닥이 비대칭인 점에 착안해 타이어를 좌우 비대칭 구조로 설계했다"며 "주행 안정성·배수성·제동성을 모두 높였다"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sw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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