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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가까이 하면 좋을 책들

중앙일보

입력

제주 올레를 걷는 3가지 방법
제주도의 비비드한 풍광은 워낙 중독성이 있는데, 주말마다 SBS 「인생은 아름다워」 속 제주를 보면 더욱더 금단 증상이 발동하곤 한다. 이런 마음은 올레꾼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지, 최근 몇 달간 제주 올레를 다녀온 평범한 사람들의 여행기가 속속 출간되고 있다. 여기서 자신만의 올레 걷기 스타일을 찾아보시길.『그래서 그들은 올레로 갔다』(낭만북스)는 먼저 올레를 체험한 한 친구가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한라산 소주를 마시다가 절친 생각이 났고, 혼자 올레를 누리고 간직하기 아까웠다는 데서 시작한다. 이 책은 “코스 걷고 마시는 낮술이 죽인다”는 자랑에 모인 4명의 친구들이 계절마다 찾은 올레 걷기의 기록이다. 재미있는 것은 각각의 코스에 맞추어 가장 최적의 음악을 사운드트랙으로 선곡해 추천했다는 것. 5코스에는 최성원의 ‘제주도의 푸른 밤’을, 7코스에는 페퍼톤스의 ‘해안도로’를 소개하는 식이다. 무엇보다 여타 제주도 가이드북에서 볼 수 없었던 생생한 맛집 정보가 보물 같다.
아이와 함께 걷기엔 어떨까? 『아들과 길을 걷다, 제주 올레』(생각을 담는 집)는 기자 출신 엄마가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한 올레 여행을 담았다. 책 속 사진은 모두 아들이 찍었다. 그래서 서투르긴 하지만, 아이의 시각에서 제주 올레를 보면 이렇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귤밭의 할머니들에게서 마늘순간장절임과 콩나물무침뿐인 새참을 얻어먹기도 하고, 제주의 풍광에 “완전 천국 정원이에요”라고 감동하기도 하던 아이는 어느 순간 엄마의 손을 잡아주거나 가파른 언덕길에 발 놓을 곳을 알려주는 등 ‘보호자’가 되어 엄마를 행복하게 한다. 『제주 느낌』(북노마드)은 1코스부터 14코스까지 올레길을 여자 혼자 걸은 여행기다. 2009년 네이버 손글씨 공모전에서 동상을 받은 저자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전체 책에 실린 글씨를 또박또박 손으로 눌러 써서, 서정적인 사진과 어우러져 정감 있는 책이 완성됐다. 다만 여행 정보가 부족한 것이 아쉬운 점.

에드워드 권의 7성급 요리 담음새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의 수석 총괄 조리장’이라는 수식어로 더 유명한 에드워드 권. 그의 요리책 『에드워드 권’s Kitchen』은 뚜껑을 열어보니 기존의 요리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세련된 요리 담음새가 시각을 자극한다. 예를 들어 돌나물샐러드를 만들면서 재료를 넓게 흩뿌려놓고 식용 꽃과 귤로 색감을 강조한 것. 게다가 수박 껍질의 흰 부분을 버터에 볶아도 맛있다든지, 사과와 된장을 볶다가 끓여 퓌레를 만드는 등 고정관념을 탈피한 레시피도 독특하다. 사계절의 제철 식재료 26가지를 주제로 해서, 이 재료를 에드워드 권 스타일로 요리한 레시피를 보여주는 깔끔한 구성이다. 그의 개인사나 성공 뒷얘기 등은 한 치도 없는 정통 요리책이라 읽는 재미는 덜하다.

기획_김유리, 민영 기자
레몬트리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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