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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Anycall프로농구]이한권 '준척 신인' 박지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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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올 시즌 프로농구 신인들 중에서는 김주성(TG)이 화려한 조명을 독차지하고 있어 그늘에 가려진 그의 동기생들로서는 좀 억울할 법도 하다. 이들은 실력도 비교적 괜찮고, 어떤 측면에서는 외국인 선수들과 맞겨뤄야 하는 김주성에 비해 유리한 점도 있다.

SK 나이츠의 스몰포워드 이한권과 동양 오리온스의 포인트가드 박지현이 특히 주목을 받을 만하다.

이한권은 3점슛률이 40%를 넘고 1m97㎝의 키로 골밑 공격과 리바운드도 된다. 나이츠가 같은 포지션인 김영만과 이한권을 놓고 고민하다 아예 스몰포워드 두 명을 동시에 주전으로 기용하는 편법을 쓸 정도다.

이한권은 성균관대 시절 동기인 정훈(모비스)에 이은 2인자였지만 프로 적응은 훨씬 빠르다.

성균관대 박성근 감독은 "머리가 좋아 적응력이 뛰어나고 슛할 때와 패스할 때를 정확히 아는, 팀 플레이에 능한 대기만성형"이라고 평했다.

단점은 대학 때부터 지적된 잦은 부상이다. 11일 현재 평균 8.7득점에 2.5리바운드 기록이지만 개막 후 두 경기 만에 다치지 않았다면 평균 10득점 이상은 가능한 선수로 평가된다. 그래서 성적 나쁜 나이츠 구단 사람들은 "이한권이 부상하지 않았다면…"하는 한탄을 입에 달고 산다. 이한권은 최근 부상에서 복귀했다.

박지현의 기록은 평균 3.4득점에 1.2어시스트로 보잘 것 없지만 같은 팀내 거물인 김승현과 자리가 겹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박지현은 시즌 시작 전부터 김주성에 버금갈 정도로 감독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렸다.

다른 팀들은 동양 측에 "놀릴 바에야 우리를 달라"고 졸랐지만 동양이 "그럼, 그 팀 최고의 선수를 달라"고 버티는 통에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동양은 최근 "최소한 올 시즌엔 박지현을 트레이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SBS 정덕화 감독은 "돗자리만 펴주면 열심히 춤을 출 선수인데…"라고 아쉬워했다.

김주성과 부산 동아고·중앙대 동기인 박지현은 걸출한 센터와 함께 경기를 하며 수없이 우승을 해본 경험이 장점이다. 경기 리드·득점력·스피드 등에서도 모자람이 없다.

코리아텐더의 3점 슈터 진경석은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평균 8.1득점하고 있다.

모비스의 정훈은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전경기에 나와 아마추어 때 보였던 멀티 플레이어의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SK 빅스의 한정훈은 주전급 식스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LG의 포인트가드 정선규도 강동희의 뒤를 잘 받치고 있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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