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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AG 주경기장 건설 포기” 일파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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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포스코 건설이 2014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주경기장 건설 ‘재검토’ 방침을 밝힌데다 사업성까지 불투명한 게 그 이유다. 4년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인천시는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의 민간투자사업에 대해 ‘최초 제안자 변경 제안 및 제3자 제안 공모’를 17일 마감한 결과 최초 제안자인 포스코건설을 포함, 제안서를 제출한 기업이 없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인천시에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의 민간투자사업을 제안했던 포스코건설은 이번 공모 절차를 통해 사업자로 확정될 예정이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주경기장 건설의 사업성이 불투명한 데다 인천시가 민간투자사업으로 할지, 재정사업으로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사업참여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 서구 연희동에 지을 계획이던 주경기장은 전액 (국가나 시의)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거나 건립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2007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인천시는 지난해 들어 민자사업 방식으로 주경기장 신축을 추진해 왔다. 정부의 ‘기존 체육시설 활용’ 방침으로 주경기장 신축에 대해서는 국비지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9월 전체 사업비(4962억원) 중 1200억원을 민자사업자가 투자해 경기장을 준공한 뒤 30년간 무상사용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포스코건설과 맺었다. 인천시는 2014년 이전까지 완공해야 하는 촉박한 공정을 감안해 자체 예산으로 실시설계와 부지보상에 착수해 현재 80%의 부지를 매입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지난달 취임한 송영길 인천시장이 시 재정 악화를 이유로 주경기장 사업을 재검토키로 하는 한편 민자사업 방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지역사회의 최대 쟁점이 됐다.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가 무산된 인천시 서구 주민들은 연일 집회·시위를 벌이면서 송 시장에 대해 ‘주경기장 원안 추진’을 압박해 왔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이번에 포스코건설까지 손을 떼게 되자 일부에서는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학재(서-강화갑) 의원은 “포스코건설이 포기하겠다면 인천시는 다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대안이 없다면 포스코가 다시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호 인천시 아시안게임지원본부장도 “남은 일정으로 볼 때 새로운 사업자에 의한 민자사업 추진은 어렵게 됐다”며 “재정투자에 의한 주경기장 신축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기존 문학경기장을 증축해 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 발전협의회 측은 송 시장이 어떤 형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민자사업이 무산된 현 시점에서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 여론을 수렴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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