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끝>연예인·운동스타 앞장선 금연 홍보가 효과 만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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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가장 좋은 청소년 흡연 예방책은 이들의 심리를 잘 파악해 대처하는 것이다.

청소년은 성인을 모방하려는 심리가 강하다. 성공한 남녀가 담배를 피우는 TV의 장면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친다. 한 유명 가수는 TV에 출연해 자신의 허스키한 음색을 유지하는 데 흡연이 도움이 된다고 무책임한 말을 하기도 했다.

최근 마감한 금연예방 수기 공모(중앙일보·BAT 주최)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자주 담배를 무는 장면을 보며 흡연이 습관화됐다는 중·고생이 여럿 있었다.

이에 따라 KBS는 내년부턴 모든 드라마에서 흡연 장면을 삭제하기로 했다. 가까운 친구의 흡연 권유를 뿌리치기 어려운 것도 청소년의 보편적인 심리이다.

한국청소년교육연구위원회 김성수 회장은 "따돌림을 당하지 않고 같이 어울리기 위해 흡연을 시작한다"며 "이들이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도록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명인사와 사회지도층이 캠페인에 동참하는 것도 효과적이다.특히 청소년의 우상인 연예인·운동선수들은 큰 영향력을 가진다.이들이 앞장서서 담배를 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흡연 예방 캠페인이 된다. 스케이트 김동성 선수, 가수 핑클·샤크라 등이 금연홍보대사로 임명돼 흡연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터넷 상담도 효과적이다.최근 청소년 흡연예방 수기 공모에 글을 보낸 교사 가운데 일부는 직접 흡연예방 사이트를 개설해 학생들과 익명으로 상담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흡연예방 교육은 늦어도 초등학교 때부터는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민병관 장학사는 "청소년은 유행에 민감한 연령대이므로 사회 분위기에 쉽게 휩싸인다"며 "올 초에 불었던 성인들의 금연 열풍이 청소년 흡연 예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내년 1월20일부터는 모든 학교가 절대 금연구역으로 설정된다.학교 내에서는 학생은 물론 교사·방문인도 흡연할 수 없고,이를 어기면 10만원의 범칙금을 물린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학생의 흡연율을 낮추고 교사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청소년 대상 담배판매 금지·담배 가격 인상·공공장소 흡연금지 등 담배를 쉽게 피울 수 없는 환경 조성도 시급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뱃값을 대폭 인상할 것을 각국 정부에 촉구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후원: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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