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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盧·反盧 '변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민주당 내 반노(反盧·反노무현)·비노(非盧)의원들의 '변신'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때 탈당까지 불사했던 이들이 복당 이후 누구보다 선거운동에 열심이기 때문이다.

사무총장을 내던지고 탈당했던 유용태(劉容泰)의원은 복당 뒤 특별당비 5천만원을 냈다. 자전거를 타고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 두 차례씩 지역구를 샅샅이 훑고, 유세 때마다 '노무현' 어깨띠와 노란색 노사모 목도리를 두른 채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 걸맞은 지도자는 盧후보"라고 역설하고 있다.

이인제(李仁濟)의원계였던 김기재(金杞載)의원은 최근 盧후보의 부산유세를 밀착수행하고 있다. 金의원은 9일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요즘 '뒤집어진다'는 말이 부산의 유행어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에는 盧후보의 서울 조계사 방문길에 동행하는 등 불교계 공들이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盧후보 사퇴 서명을 주도했던 송석찬(宋錫贊)의원과 후보단일화협의회(후단협) 대변인 역할을 한 박병석(朴炳錫)의원은 盧후보의 충청권 방문 때마다 1m 이내에서 동행해 당내에서 '좌병석, 우석찬'이란 말을 낳고 있다.

동교동계인 이훈평(李訓平)의원은 최근 중앙당의 자금지원이 끊기자 지구당 자체모금으로 선거운동 경비를 쓰고 있다. 후단협 활동을 한 김경천(金敬天)·김명섭(金明燮)의원도 지난 주말 대구유세를 수행했다.

盧후보도 이들에 대해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盧후보는 최근 충청권 유세에서 "한때의 섭섭함이 있었지만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후보를 바꿔보고 싶은 심정이 오히려 당연하지 않나'하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일부에서는 "원칙과 소신보다 정치적 이해에 따라 움직이던 사람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태도를 바꾼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현철 기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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