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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잊은 여중생 추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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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미군 무한궤도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과 관련, 가해 미군 처벌과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개선 등을 촉구하는 시위가 주말인 7,8일 전국 곳곳에서 이어졌다.

◇전국 시위=8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는 한국문인협회 소속 시인 10여명과 시민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여중생을 추모하는 추모시 낭송대회가 열렸다. 대회에서 이근배·정호승·엄기원씨 등 14명의 시인이 두 여중생을 추모하는 자작시를 낭송했다.

서울 종묘공원에선 민주노총·전국연합 등 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 1천여명이 모여 정부의 저자세 대미 외교정책을 규탄하고 SOFA 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 후 종로2가 네거리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자동차동우회 회원 1백여명은 경기도 의정부시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의정부 한미연합사령부와 동두천 미군기지를 거쳐 사고 현장인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까지 차량 시위를 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밤 서울 광화문에서는 민주노총·전교조 등의 시민단체 회원과 네티즌, 일반 시민 등 1만7천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이 밖에 대구 미군기지 앞과 부산 태화쇼핑 앞, 광주 충장로 광장 등 지방 곳곳에서 1만5천명이 참여하는 항의 집회를 개최했다.

시민단체들은 오는 1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10만여명이 참여하는 평화대행진 집회와 촛불 행진을 벌일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일 발족한 '사이버 범국민대책위'는 ▶백악관과 미 국방부 사이버 공격▶대선 후보들에 대한 공개 질의서 전달▶미국 제품 불매운동 등 온·오프라인 시위를 펼치기로 했다.

시위에 참가하는 시민들의 규모가 점점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비폭력·평화시위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사이버범대위의 채근식 대표는 "지금까지도 비폭력 방식을 견지했고 앞으로도 평화적으로 우리 주장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네티즌과 함께 평화적이고 효과적인 시위 방식을 논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반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방미투쟁단 시위=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 방미투쟁단은 7일(미국시간) 백악관 정문 앞에서 시위하던 중 백악관 경비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방미투쟁단은 오후 1시50분쯤 백악관 정문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항의 서명지를 접수시키려 했으나 백악관측은 "대통령이 휴가 중인 데다 사전 연락이 없었고 보안규정에도 맞지 않는다"고 접수를 거부했다. 미국 경찰은 "홍석정(24·여·뉴욕 중등교사)씨가 몸싸움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했다"며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방미투쟁단은 백악관 뒤 엘립스광장에서 숨진 여중생들의 위령제를 지내고 삭발식을 한 뒤 오후 5시까지 시위를 계속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윤혜신 기자

joon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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