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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들의 만리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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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명품을 유달리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증가하면서 중국의 명품시장이 쑥쑥 커가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중국의 명품 시장은 이제 세계 4위 수준을 넘어서고 있으며 세계적인 명품 고급 브랜드들도 잇따라 중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이 같은 중국인의 명품 선호 열풍을 빗대어 중국을 '명품과 열애중인 나라'로 묘사했다.

중국에는 1976년에 오메가가 처음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1990년대 초께 외국의 명품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루이뷔통.버버리.페라가모.지방시.에르메스.구찌 등이 이 무렵에 중국 시장을 두드렸다. 최근까지 티파니.불가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명품 브랜드가 발을 들여다 놓았다. 최고급 시계.가죽제품.의류.액세서리.보석류 등 없는 게 없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전 세계 명품 판매액에서 차지하는 중국시장의 매출 비중은 12%로 세계 4위 시장으로 발돋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인의 명품에 대한 열기에 힘입어 오메가.론진 등을 생산하는 스위스의 시계업체 스와치는 이미 중국 최대의 시계 판매 업체로 떠올랐다. 지난해 여름 상하이박물관에서 두 달 동안 열린 프랑스 보석업체 카르티에의 보석 전시회에도 4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카르티에의 니겔 룩 중국 담당 이사는 "중국인들이 보석에 얼마나 많은 관심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아직 13억 중국 인구 중 0.5%만이 명품을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으로 신흥 부자층과 중산층이 급속히 늘어남에 따라 명품을 찾는 잠재 고객층도 그만큼 넓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명품 매출액 기준으로 조만간 미국과 유럽을 추월해 2015년에는 시장 점유율 29%로 일본과 함께 세계 1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석류에 매겨지는 35%의 높은 세금과 '짝퉁' 제품의 범람은 중국에서의 명품 시장의 성장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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